김재욱, 볼수록 멋있고 알수록 궁금한..참 깊은 배우 [Oh!쎈 레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11.12 23: 33

"사람들에게 계속 좋은 배우로 불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 36살이 된 배우 김재욱은 해를 거듭할수록 내실을 단단하게 쌓고, 생각은 더욱 깊이있게 다듬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뻣뻣하지 않은, 유연함을 갖췄다. 김재욱하면 따라 붙는 '섹시', '퇴폐미'라는 단어는 여전히 유효한데,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건 '바른 생활' 그 자체다. 조금은 느리지만,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올곧게 걸어온 17년차 배우 김재욱은 어제보다 오늘 더 성숙해져 있었고, 그래서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로 여겨진다. 
김재욱은 최근 OCN 수목드라마 '손 the guest' 속 구마사제 최윤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났다. 지난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 이후 선택한 차기작은 예상과는 달리 또 장르물이었다. 물론 인생작이라 여겨지는 OCN '보이스1'과는 소재나 캐릭터가 완전히 달랐고, 구마사제라는 점 때문에 큰 기대를 모은 것도 사실이지만, '장르물 전문 배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했다.

하지만 김재욱은 '한국형 엑소시즘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 '손 the guest'의 중심을 꽉 잡아주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 또 한번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구마사제라는 역할의 특징 때문에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도 못했고,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김재욱은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동자, 안면 근육 움직임, 손 끝 떨림 등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최윤의 상황과 심경을 적절하게 전달했고, 이는 곧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냈다. 
김재욱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구마의식이라는 게 은근히 할 수 있는 게 별게 없더라. 악령과 구마사제가 부딪히는 에너지를 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굉장히 한정적이었다"며 "그걸 배우의 감정과 에너지, 연기 호흡으로 표현해야 하니까 자칫 잘못하면 오글거릴 것 같고 너무 정적으로 가면 심심할 것 같아 그런 밸런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제가 준비해 가는 게 있어도 매번 구마자들의 연기에 의해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 많이 긴장하고 늘 세팅이 돼있는 상황에서 시작을 했다"고 스스로의 노력을 전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묘한 사명감이 생겼다는 것. 그리고 이는 김재욱에게 "재미있는 경험"으로 남았다. 분명 어느 지점에서 고민이 되고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을텐데, 어느 순간 김재욱은 연기 작업을 하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감사함, 소중함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는 그다. 
또한 대중들이 자신을 좋은 배우로 생각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더욱 책임감, 사명감을 가지고 잘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김재욱이 배우로서 가지는 작은 욕심, 바로 "사람들에게 계속 좋은 배우로 불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점수가 후하지 않다. 그는 "50점은 넘은 것 같다. 나머지 50점은 쉬이 입 밖으로 안 나오는 걸 보니 어딘가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나 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 또 어디가 마음에 안 드는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마음은 앞으로 김재욱이 보여줄 또 다른 연기 변신, 그리고 성장을 기대케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의 제가 10년 전의 저보다 싫진 않다. 또 10년 뒤의 저는 다를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나이에서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매니지먼트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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