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지는 안우진의 내년, 선발이냐 마무리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05 06: 00

넥센의 올 가을 최고 수확은 안우진(19)이었다. 1차 지명, 계약금 6억원 잠재력이 폭발한 가을이었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3승1홀드 평균자책점 1.15로 활약했다. 15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12개와 볼넷 4개를 허용했을 뿐 삼진 18개를 잡아냈다. 191cm 큰 키에서 최고 154km 강속구를 던지며 힘으로 압도한 안우진은 날카로운 슬라이더에 완급 조절 능력까지 발휘했다. 
안우진이 롱릴리프로 활약한 데 힘입어 넥센은 불펜의 약점을 지울 수 있었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 3⅓이닝, 4차전 5⅔이닝, 플레이오프 4차전 4이닝으로 길게 던지며 상대의 추격을 차단했다. 총 투구수는 각각 51개, 72개, 50개. 선발투수로도 가능한 스태미나를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내년 안우진의 보직에 관심이 모아진다.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넥센 장정석 감독은 안우진에 대해 "향후 보직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필승 롱릴리프였지만, 내년에는 풀타임 선발 또는 마무리로 여러 가지 사용법을 고민할 만하다. 
정석대로라면 역시 선발이다. 이만한 구위와 스태미나를 갖춘 유망주가 흔치 않다. 최고 자질을 지닌 투수를 짧게 던지는 구원으로 쓰는 건 사치일 수 있다.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가 있을 수는 있지만 가을야구를 통해 얻은 자신감이 크다. 
문제는 넥센이 선발보다 불펜에 문제를 안고 있는 팀이라는데 있다. 구원 평균자책점 5.67로 10개팀 중 가장 높았다. 블론세이브 23개로 리그 최다 불명예. 7회 이후 역전패도 11패로 최다였다. 지난 6월 성폭행 혐의를 받은 조상우의 이탈 이후 마무리가 늘 팀의 걱정거리였다. 
반면 선발진은 잘 굴러갔다. 넥센은 올해 선발 평균 투구 1위(5⅔이닝) 평균자책점 2위(4.73) 선발승 3위(53승)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최원태(13승7패·3.95) 한현희(10승7패·4.72)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가능성을 보여준 좌완 이승호도 내년에는 선발 후보군에 들어갈 전망이다. 
다른 팀이라면 안우진의 보직은 고민할 것 없이 선발이다. 하지만 불펜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넥센이기에 안우진의 마무리 카드도 고려해봄직하다. 현대 야구에선 선발 못지않게 불펜의 중요성이 커졌다. 올 가을 최고 스타로 떠오른 안우진의 내년 보직은 어디일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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