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신뢰 되찾겠다" KT 이해창의 2019년 도약 다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11.02 14: 00

"꾸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네요."
이해창에게 올 시즌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2017년 114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 11홈런으로 장성우와 함께 KT의 공격형 포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 시즌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83경기 타율 2할1푼6리 8홈런으로 주춤했다.
이해창은 올 시즌을 '실패한 시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실패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4월 17일 SK전에서 주루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는데, 이후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시즌이 끝났다"고 되돌아봤다.

무엇보다 부상 전 페이스가 좋았던 만큼, 이해창의 아쉬움은 컸다. 지난해 좋았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해창은 마무리캠프부터 차근 차근 자신의 루틴을 만들어갔다. 이해창은 "그동안 프로야구 선수로서 보여준 것이 많지 않아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각오로 작년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다. 또 올해 스프링캠프도 시즌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타격쪽에서는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발사각을 높이는 스윙으로 보완하면서 오른손이 빨리 덮히는 단점이 많이 개선됐고 그런 영향으로, 시즌 초 홈런 등 장타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부상 복귀 이후 마음이 조급해지며 기록에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퍼올리는 스윙폼으로 바뀌면서, 좋았던 타격폼과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부상 전에 홈런 등 타격 페이스가 좋아서 더 아쉬움이 컸다"라며 "부상 복귀 후 여유를 가졌어야 했는데, 조급한 마음에 한 경기 한 경기마다 일희일비하다 보니, 루틴과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했고, 부진한 가운데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아쉬움이 컸던 만큼 이해창은 소득을 묻는 질문에 "없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생각을 마친 뒤 그는 "굳이 꼽자면, 한경기 한경기가 아닌 시즌을 길게 보고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많은 것이 눈에 밟히는 시즌이 됐지만, 그만큼 다음 시즌을 위한 확실한 날을 갈았다. 마무리캠프로 자청해서 나섰다. 이해창은 "올 시즌 부진했기 때문에 기초부터 다시 점검하고 자신감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며 "그래서 마무리캠프에 참여하겠다고 자청했다. 올해의 마무리캠프는 시즌 마무리보다는 올해 부진을 단절하고 내년을 새롭게 준비하겠다는 생각으로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캠프 최고참이기도 한 그는 "마무리캠프 주장을 맡은 김진곤과 내가 최고참이긴 하지만, 캠프에 참여한 젊은 선수들과는 달리 우리는 내년 시즌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솔선수범해서 후배들이 훈련에 전념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라며 "팀에 변화도 있고, 인스트럭터님도 같이 계시다보니 선수들이 동기 부여가 되고 하나라도 더 배우고 체득하려는 열의가 뜨겁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함께하고 있는 샌디 게레로 타격 인스트럭터에 대해서는 "인스트럭터님이 나에게 '파워는 충분하니, 정확한 배팅 포인트에서 컨택에 집중하라' 조언을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하며 "당겨치는 타격 일변도보다, 우중간쪽으로 밀어치는 스윙을 강조하셔서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연습하고 있다. 특히, 밀어칠 때 단순히 배트를 대는 느낌이 아닌, 힘을 싣는 것을 보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타격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수비 연습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해창은 "포구와 블로킹은 반복 연습만이 해결책이기 때문에 집중력 있게 계속 연습하고 있다"라며 "도루 저지는 지난 시즌을 돌이켜보면, 멘탈 부분이 문제였던 것 같다. 도루하는 주자를 잡기 위해 마음이 급한 상태에서 송구를 하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도루저지율이 좋았던 '16 시즌 때처럼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고 여유를 갖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투수 리드는 KBO 타자들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우리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후회 없이 던질 수 있게 적정선을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투수 리드와 호흡에 대해서는 올 시즌 KT에 새롭게 합류했던 8년 차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에게 많이 배웠다는 것이 이해창의 이야기다. 이해창은 "니퍼트는 등판 전부터 그날 경기에 대한 자기 계획을 확실하게 세운다. 또 그에 못지 않게 당일 본인 컨디션과 경기흐름, 상대 타자들의 대처 등을 판단해 적시에 수정을 한다"라며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김민, 김태오 등 어린 투수들이 선발 등판하게 되면 내가 먼저 다가가서 투구 계획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미리 상의하고 매 이닝 끝난 후 현재 투구 감각, 상대 타자의 대처, 다음 이닝 선두타자 승부 등에 대해 계속 대화를 나누게 됐다. 특히, 2군에서 막 콜업된 투수들에 대해서는, 2군 프론트들에게 해당 투수의 투구 패턴 등을 미리 파악해 리드에 참고하곤 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1월 이해창은 둘째 딸을 얻었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이해창은 "가족들에게 어떤 특별한 이미지의 야구선수로 기억되기 보다는, 자상하고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라며 "그날 경기 결과가 퇴근 후 가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심하는 한편, 좀 더 야구를 잘해서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게 해 주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해창은 "비시즌 동안 내년 시즌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 계획"이라며 "새로운 감독님도 오시기 때문에 전쟁터 같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 경쟁에서 반드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스프링캠프에 맞춰 컨디션과 페이스를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해창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수치적인 목표보다는 지난 시즌 실패가 일시적인 부진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도록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1군에서 언제든지 자신감 있게 경기에 출장하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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