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결산] '박병호 컴백’부터 이장석 전 대표 구속까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1.04 09: 00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던 넥센의 2018시즌이었다.
넥센은 2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개최된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홈팀 SK에 패배했다. 9회 2사 후 5점을 뽑으며 기적같은 동점을 만들고, 연장 10회초 먼저 1점을 냈지만 연장 10회말 홈런 2방을 맞고 패했다. 
2연패 뒤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던 넥센은 결국 2승 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 직전에 무너지고 말았다. 2018시즌 넥센은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넥센의 2018시즌을 돌아봤다.

▲ ‘홈런왕’ 박병호의 화려한 귀환
넥센은 지난해 11월 27일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박병호는 2015년 미네소타와 5년 총액 185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미네소타와 박병호가 잔여계약 해지에 합의하며 그의 도전은 2년 만에 끝났다.
KBO로 돌아온 홈런왕은 적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박병호는 시즌 43홈런으로 SK 로맥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부상 결장으로 홈런왕 타이틀은 두산 김재환(44개)에게 아깝게 내줬지만 ‘박병호 효과’는 컸다. 박병호가 4번타자로 나서면서 타선 전체가 강해지는 우산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정후, 서건창, 김하성 등 기존의 전력까지 더해지면서 넥센은 어느 한 타자도 거르기 힘든 ‘넥벤져스’ 별명을 되찾았다.
박병호 효과는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컸다. 성실함의 대명사인 박병호가 팀의 분위기를 잡아주면서 넥센은 열심히 훈련하고 공부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박병호는 미국에서의 경험을 잘 살려 외국인선수들과 국내선수의 가교역할에도 충실했다. 박병호라는 확실한 기둥이 있어 장정석 감독도 걱정을 크게 덜었다.
박병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톡톡히 맹활약해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이승엽과 이대호로 이어지던 ‘국민타자’ 타이틀을 박병호가 물려받았다. 다만 박병호는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 4차전까지 14타수 1안타에 그쳐 체면을 구겼다.
▲ 이장석 전 대표 법정분쟁...조상원·박동원 성폭행 혐의
안 좋은 뉴스가 유독 많았던 넥센이었다.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전 대표는 지난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할 당시 홍성은 회장에게 센테니얼인베스트(현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40%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20억 원을 투자 받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사기혐의를 받고 있다. 홍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이장석 대표를 고소했다. 이 대표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형무소에 수감 중이다. 이에 KBO는 이장석 전 대표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대표는 현금을 받고 선수를 거래한 ‘뒷돈거래 혐의’까지 추가로 적발됐다. 지난 6월, 과거 히어로즈가 진행한 트레이드에서 미신고 현금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히어로즈는 2008년 창단 이후 올해까지 총 23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 중 12건에서 현금이 오고 갔고, 미신고 현금액이 131억 5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KBO는 히어로즈 구단에 제재금 5천만원, 이와 관련된 8개 구단에는 각각 제재금 2천만원을 부과했다. 
선수들도 사고를 쳤다. 조상우와 박동원은 지난 6월 23일 새벽 인천의 모 호텔에서 새벽까지 음주를 하고 술에 취한 A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준강간 및 특수준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선수는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고졸신인 안우진은 휘문고 3학년이던 지난해 교내 운동부에서 도구(배트, 공)를 사용해 후배를 폭행했다. 이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해 11월 개최된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안우진에게 3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넥센은 50경기 자체징계를 내렸다. 안우진은 징계기간이 끝난 뒤 넥센에 데뷔해 활약하고 있다.
▲ 와일드카드 넥센,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
각종 악재에도 불구 넥센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넥센은 시즌 중 외국선수 로저스(부상)와 초이스(부진)를 모두 교체했다. 그럼에도 대체선수 해커와 샌즈가 맹활약을 해주면서 넥센은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넥센은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0-6으로 이기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 시즌 돌풍의 주인공인 한화를 맞아 넥센은 적진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겼다. 넥센은 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 5-2로 승리해 플레이오프까지 승승장구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은 인천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줘 패색이 짙었다. 김성현과 샌즈의 신경전으로 양 팀이 벤치클리어링까지 불사하며 분위기가 험악했다. 넥센은 홈에서 열린 3~4차전에서 3-2, 4-2로 승리해 반전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5차전 9회 2사 후 박병호의 동점 투런 홈런에 이어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하기 직전에 패배했다. 이정후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어깨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타격이 컸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넥센은 이정후, 김혜성, 김규민의 고속성장이라는 또 하나의 수확을 거뒀다. 신인 안우진의 포스트시즌 대활약도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넥센은 투수진만 보강된다면 2019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만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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