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 코치의 이상과 파격, NC 새바람 몰고온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28 10: 00

이상향에 가깝다. 하지만 현재에 있어서는 파격적이다. NC 다이노스의 '초보' 투수 코치, 손민한 코치가 생각해왔고 밝힌 지도 철학은 분명 익숙하지는 않다.
제2대 감독으로 이동욱 감독을 선임한 NC 다이노스. '데이터 야구'를 기반으로 야구 철학은 일단 신선하다는 평가다. 이동욱의 NC가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이동욱 감독 선임과 함께 코치진 역시 새얼굴들이 보였는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인사는 은퇴 이후 재야에 머물던 손민한 코치의 지도자 데뷔다.
그동안 구단과 전임인 김경문 감독은 손민한 코치의 현장 지도자 복귀를 끊임없이 요청했지만 그 때마다 거절했다. 손 코치는 그동안 코치 제의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내가 추구하는 지도 스타일이 분명 지금의 시스템에 맞지 않았기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손 코치는 절친인 이동욱 감독의 간곡한 요청이 마음을 돌렸다. 무엇보다 손민한 코치가 생각하고 있던 지도 방식을 이동욱 감독이 이해하고 있었고 지지하겠다는 확답을 얻었기에 가능했다.
손민한 코치는 "감독님은 어떤 부분에서도 대화로 충분히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을 갖추신 분이다. 그렇다면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야구를 충분히 의논하고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불편하고 못 마땅했던 부분들, 선수들이 원하는 부분을 좀 더 가깝게 접근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손민한 코치가 갖고 있는 이상향과 철학을 풀어놓기에 지금 시기가 적절하다고 느낀 것. 그의 지도 철학은 파격에 가깝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동안의 정설과 갖춰있는 시스템에는 반하는 부분들이 많다. 천재적인 재능과 속박되지 않고 자유로운 현역 생활을 보낸 손 코치의 현역 시절의 모습과 그가 생각한 지도 철학은 궤를 같이 한다.
손민한 코치는 "선수 위주의 훈련 방식과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게끔 할 생각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날 선수단과의 미팅 자리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확고하게 밝힌 손 코치다. 
일단 손민한 코치는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휴식에 대해서는 최근 모든 구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훈련량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내가 공을 잡아서 놓는 시간까지 갖고 있는 100%의 에너지와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포커스를 맞추자'고 요구했다"면서 "'100%를 발휘할 수 있게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내가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안하겠다는 것이 나름대로의 방식이다"고 전했다. 
휴식과 함께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소통의 개념을 도입한 것도 신선한 부분. 그는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과 마음가짐도 지도자로서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어쩌면 부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의 순간들을 체크하기 위해서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부터 오픈을 하게 되면 선수들도 오픈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음으로 교감하고 싶은데 거기에 따라오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면 나름대로의 채점에서 탈락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나름대로의 보직 및 선수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투수 보직에 대해서는 코치의 직관보다 선수의 의사를 먼저 체크했다. "제로 상태에서 체크할 것이고 이름과 나이 상관없이 모든 기회를 동등하게 줄 것이다"면서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볼 생각이다. 보직에 대한 부분도 본인들 의사를 존중할 것이고 본인 의사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해 선수가 원하고 코치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가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믿음과 책임감을 심어주겠다는 게 손 코치의 생각이다. "믿음의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손민한 코치는 "만약 그날 컨디션과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선수에게 충분히 책임질 수 있는 이닝을 밀어붙일 생각을 갖고 있고, 감독님게서도 그 부분에 공감을 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와 지도자가 수평적 공동체로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이다. 
사실 손민한 코치가 말한 부분은 투수 파트의 모든 코치들이 갖고 있는 이상향이다. 하지만 현실과 번번이 충돌했다. 하지만 손 코치는 "지금 계획하고 있고,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식이 다른 팀이나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이 돼서 변화가 일어난다면 좋을 것 같다"며 자신의 이상향과 파격이 현실에서도 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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