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점 합작' 랜드리-로건, 영리한 타짜들의 종횡무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0.26 21: 15

"KT의 랜드리와 로건은 모두 타짜들 아닌가."
2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부산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랜드리와 로건이 타짜들 아닌가"라는 말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KT의 공격 분포가 외국인 선수 위주로 이뤄지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공격 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살려줄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유도훈 감독은 우려했다. 마커스 랜드리(33)와 데이빗 로건(36) 모두  젊지는 않지만 해외 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특히 랜드리는 골밑은 물론 외곽 플레이까지 능했다.

유도훈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었다. 장신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가 발등 부상으로 이날 경기까지 결장한 상황. 강상재와 정효근 그리고 박찬희 등 이들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KT 입장에선 당연히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수월했다.
KT는 랜드리와 로건을 중심으로 한 공격이 1쿼터부터 위력을 떨쳤다. 랜드리는 노련하게 골밑 공격을 주도했다. 간단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냈고 패스 받기 좋은 위치를 찾았다. 랜드리가 골밑에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현혹했고 외곽으로 기회를 파생시켰다. 
전자랜드는 랜드리에서 파생되는 공격을 막기 위해 2-3 지역방어로 수비를 변경했다. 하지만 KT는 랜드리가 하이포스트로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상대 지역방어를 흔들었고, 김민욱과 하이-로 게임, 그리고 빠른 패스워크로 외곽의 조상열에게 노마크 3점 슛 기회를 만들어줬다. 랜드리는 상대의 협력수비도 가볍게 벗겼고 조상열은 덕분에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적중시켰다.
1쿼터 막판 투입된 로건 역시 가벼운 몸놀림으로 몸을 풀었다. 2쿼터 로건과 랜드리가 동시에 투입되자 공격력은 더욱 배가됐다. 로건은 트랜지션 상황에서 허훈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고 속공을 펼쳤다. 여기에 정확한 외곽포까지 가미했다. 볼배급이 원활했다. 랜드리도 상대의 협력수비에 당황하지 않고 패스를 통해 득점을 도왔다. 
두 외국인 선수의활약 덕분에 KT는 전반을 63-41, 22점 차로 크게 앞설 수 있었다. 3쿼터 전자랜드의 팟츠의 3점포와 강상재의 속공에 당했고, KT는 공격이 다소 뻑뻑했다. 하지만 랜드리와 로건은 욕심 부리지 않았다. 상대의 지역방어도 랜드리의 능력을 바탕으로 뚫었고 로건은 상대 수비가 외곽포를 의식해 바짝 달라붙지 돌파를 통해 수비를 벗겨내 득점을 성공시키는 등 시종일관 영리하게 코트를 지배했다. 
4쿼터 전자랜드의 맹렬한 추격에 다소 주춤한 KT였다. 랜드리에게 전자랜드의 수비가 몰리자 넓은 코트 비전으로 동료들을 찾아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가 숨통을 조여오는 상황에서도 랜드리는 침착하게 공격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랜드리와 로건이 44점을 합작하며 100-97로 진땀승을 거뒀다. /jhrae@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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