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야구산책] 이강철, 강자의 리더십으로 '강철 KT' 빚어낼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10.21 06: 00

'강철 KT'를 만들어라. 
이강철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가 KT 위즈의 3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52살이지만 감독은 처음이다. 이강철 신임 감독은 두산의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KT 감독으로 공식 부임한다. 이강철 감독이 어떤 인물인지, 그리고 어떻게 KT를 변화시킬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타이거즈 레전드이다. 1989년 입단한 이후 해태 왕조의 주축투수로 활약했다. 1989년, 1991년, 1993년, 1996년, 199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10년 연속 10승, 4년 연속 15승, 완봉승 18회(통산 5위), 완투승 48회(통산 8위), 통산 152승(3위), 탈삼진 1749개(통산 2위) 등 화려한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KBO 출범 이후 언더핸드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볼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구 자체의 변화가 좋았고 대단히 까다로운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졌다. FA 자격을 영입해 삼성으로 이적했고 다시 친정 KIA 타이거즈로 복귀해 필승맨과 마무리로 활약하며 2006년은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코치 시절에는 많은 감독들과 함께했다. 2006~2007년 서정환 감독, 2008~2011년 조범현 감독, 2012년은 선동렬 감독을 보좌했다. 2013년부터는 절친한 후배 염경엽 감독의 요청을 받아 넥센 히어로즈의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이후 염감독과 히어로즈가 파경을 맞이하자, 2017년 두산 2군 감독으로 옮겼고 2018년 두산의 수석코치로 일하며 1년 후배 김태형 감독을 보좌했다. 
코치로 많은 감독들의 보좌하며 흥망성쇠를 지켜보았다. 특히 선수시절 김응룡을 포함해 염경엽 감독과 김태형 감독을 보좌하면서 강자의 리더십을 정립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감독 경험이 없어 어떤 리더십인지, 어떤 야구철학을 갖고 있는지는 베일에 싸여있다. 
이 감독은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성품을 지녔다. 유연한 사고 방식, 선수들과의 소통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구계 선후배들과도 두루 친분이 두텁다. 데뷔 이후 30년 동안 선수와 지도자로 단 한번도 쉰적이 없다. 이강철을 욕하는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좋은 평판을 유지해왔다.   
이제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 엄혹한 감독의 세계에 들어왔다. 야구철학과 리더십을 인정받아야 한다. 더욱이 KT는 창단 4년 동안 꼴찌 3회, 9위 1회의 최약체로 머물러있다. 그만큼 KT 신임 감독으로서 할일이 태산이다. 팀의 전반을 휘감고 있는 패배의식을 걷어내고 새로운 동기부여와 실적까지 올려야 한다.
팀의 체질도 바꿔야 한다. 특히 마운드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KT 마운드는 창단 4년 통산 KBO 최하위 평균자책점(5.64)를 기록하고 있다. 한 시즌을 싸울 수 있는 강력한 마운드를 만드는 것이 최대의 숙제로 꼽히고 있다. 1군의 정예 마운드는 물론 2군의 투수 육성까지 대계를 세워야 한다. 구단은 투수와 지도자로 그의 풍부한 경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감독에게 프로야구 감독은 필생의 꿈이었다. 후배들을 보좌하면서 그 꿈은 더욱 커져갔고 52살의 가을에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 타이거즈, 삼성, 넥센, 두산 등 강팀에서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했던 이강철 감독이 그의 이름대로 '강철 KT'를 만들어낼 것인지 새삼 주목된다. /스포츠 1국 부국장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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