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1차전 출격’ 양현종, 책임감과 경기력은 비례할 것인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16 06: 06

예상대로 양현종(30·KIA)은 등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이 불타오르는 가운데, 그 책임감과 경기력이 비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KIA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양현종을 선발로 예고했다. 양현종은 지난 3일 대구 삼성전 투구 도중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고, 최근 불펜피칭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이날 선발로 낙점됐다.
5위 KIA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4위 넥센은 16일에 진다고 해도 17일 2차전이 있다. 그러나 KIA는 2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16일 1차전에 쏟아질 전망이다.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양현종의 어깨가 무겁다.

양현종은 여전히 토종 최고 선발투수였다. 시즌 29경기에서 184⅓이닝을 던지며 13승11패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냈다. 넥센에도 강했다. 올해 넥센전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한 것을 비롯, 최근 3년간 넥센전 11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2.39의 호성적을 냈다. 9개 구단 상대전적 중 가장 좋았다. 고척돔에서 가진 5번의 등판에서도 평균자책점 2.86으로 선방했다. KIA가 내밀 수 있는 최고의 카드라는 점은 이견이 없다.
책임감도 불탄다. 다행히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양현종은 모든 포커스를 와일드카드 1차전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양현종다운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기태 KIA 감독도 “걱정이 많았는데 본인도 뛰고 싶어 하는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미안함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관건은 그 책임감이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무래도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전반기 18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11경기에서는 4승4패 평균자책점 5.46에 머물렀다. 6월 평균자책점은 4.15, 7월은 4.50, 8월은 5.71, 9월 이후에는 6.26이었다.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음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누적된 피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현종은 리그 역사상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진 첫 좌완 투수다. 이는 비슷한 시대의 최고 투수들이었던 류현진(LA 다저스)이나 김광현(SK)도 해보지 못한 것이다. 2015년 이후로만 따지면 4년 연속 180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국가대표팀 차출, 중압감이 큰 포스트시즌 등판까지 합치면 소화이닝이 더 불어난다.
시즌 마무리가 좋지는 않았기에 우려의 시선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때로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의지가 기량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양현종은 전형적으로 그런 투수였다. 지난해에도 한국시리즈의 영웅이 양현종이었다. 또 한 번 큰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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