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미국통신] ‘예술가로 대변신’ 은퇴한 로드 벤슨 근황

[서정환의 미국통신] ‘예술가로 대변신’ 은퇴한...


[OSEN=로스앤젤레스(미국), 서정환 기자] 은퇴한 로드 벤슨(34)이 예술가로 변신했다.

지난 시즌 원주 DB의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기여한 로드 벤슨은 대표적인 장수 외국인선수였다. 2010년 동부에서 데뷔한 벤슨은 LG와 모비스를 거쳐 다시 DB에서 뛰면서 원주에서만 5시즌을 소화하며 얼굴을 알렸다. 모비스시절 2연패 포함, 벤슨은 KBL 챔프전에 4번 올라 2번 우승을 차지했다.

벤슨하면 경기 중 보여줬던 ‘경례 세리머니’ 심판의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유니폼을 찢었던 사건 등이 먼저 떠오른다. 투박한 선수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정치학 학사를 지낸 벤슨은 누구보다 똑똑한 친구였다. 그는 한국에서 뛸 때도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을 지지한다며 그의 티셔츠를 입는 등 정치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코트 안에서도 자기 주장이 뚜렸했던 선수로 기억에 남는다.


벤슨과 가장 오랫동안 코트에서 함께 한 김주성은 “벤슨은 정말 똑똑한 친구다. 전술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 선수다. 벤슨과 함께 뛸 때 눈빛만 봐도 통해서 정말 편하게 농구했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지난 시즌 DB의 돌풍도 벤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벤슨은 골밑이 약한 DB에서 고군분투하며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을 불태웠다. 시즌이 끝난 뒤 벤슨은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하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벤슨은 한국에 있을 때도 의류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사업에 남다른 재주를 보였다.

벤슨은 기자가 미국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할리우드에 차린 자신의 갤러리에 초대를 했다. 예술가로 변신한 벤슨은 지난 7일까지 일주일 동안 할리우드의 갤러리에서 ‘네온 블랙’(Neon Black)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모든 작품이 자신이 직접 그린 스프레이 페인팅이었다. 벤슨은 래퍼 노토리어스 B.I.G. , 투팍 샤커, 위트니 휴스턴 등 뮤지션들을 비롯해 무하마드 알리, 세레나 윌리엄스, 콜린 캐퍼닉 등 운동선수, 윌 스미스 등 배우에 이르기까지 흑인사회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을 작품으로 다뤘다.


예술가로 변신한 이유를 묻자 벤슨은 “은퇴 후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의류사업도 계속 하고 있다. 취미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여러 작품을 그리다보니 전시회를 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면서 웃었다.

실제로 할리우드 거리를 걷던 시민들이 벤슨의 작품에 호기심을 갖고 즉석에서 갤러리를 둘러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벤슨의 작품이 좋을 뿐 아니라 흑인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매우 강렬하다”면서 호평을 했다. 벤슨의 작품은 600달러에서 2500달러까지 가격이 나갔다. 그는 “전시한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벌써 세 점이 팔렸다”고 자랑했다.

NFL 선수인 캐퍼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에 반대해 미국가 연주 중 무릎을 꿇고 반대 메시지를 보냈던 인물이다. 그 결과 캐퍼닉은 NFL에서 퇴출됐지만, 나이키 광고에 출연하면서 흑인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했다. 나이키는 광고방송 후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지난달 9일 US오픈 결승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한 뒤 1만 7천 달러의 벌금을 물어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렇듯 벤슨의 작품 하나하나에는 흑인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벤슨은 “한국에서 농구를 하던 시절이 그립다. 팬들의 환호성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선수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한국의 농구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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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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