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빠진 남자' 김회성 독기, 한용덕 근심 걱정 '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10 06: 46

지난 2월, 한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첫 번째 낙오자가 발생했다. 내야수 김회성(33)이었다. 건강 야구를 선언한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캠프 시작 열흘 만에 이탈자가 생겨 근심을 안겼다. 
당시 한용덕 감독은 김회성을 조기 귀국시키며 "네 몸을 네가 가장 잘 알지 않느냐. '안 좋다' 한마디면 며칠 쉬고 괜찮아졌을 텐데 네가 너무 착해서 그렇다. 이기적으로 하라"는 조언을 건넸다. 지난 4월 시즌 첫 1군 콜업 후에도 김회성에게 "착하면 아무 쓸 모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회성은 차세대 거포를 기대를 모았다. 한화를 맡는 감독마다 그를 한 번 키워보려 애썼다. 김성근 전 감독도 부임 첫 마무리캠프에서 "김회성 같은 선수는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야구에 대한 의지와 성실함이 남달랐다. 

그러나 크고 작은 부상으로 꽃피우지 못했다. "착한 성격 때문에 독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올 시즌도 1~2군을 오르내리며 56경기 타율 2할5푼3리 20안타 3홈런 15타점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9일 수원 KT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3위 자리가 위태롭던 팀을 구해냈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김회성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지난 4일 대전 롯데전에서 불규칙 바운드된 타구에 오른 귀를 맞고 피를 흘렸던 김회성은 찢어진 부위에 무려 30바늘을 꿰매야 했다. 한화 관계자는 "안면을 안 맞아 다행이지만 고통이 엄청났다. 며칠 지나면 살이 붙지만 아직 통증이 있다"고 걱정했다. 
김회성은 귀에 반창고를 붙이고, 그 위로 테이핑을 감싸 고정한 채로 경기 전 훈련을 했다. 한용덕 감독은 "울림 증상은 없다고 하는데 상태를 보고 중간에 교체할 수도 있다"며 "상황이 상황인지라 선발로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회성 역시 "통증이 없다. 치는 데 문제없다"며 출장 의지를 내비쳤다. 
독기 서린 김회성은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4년 만에 3안타 경기를 펼쳤다. 3루 수비에서도 견고함을 뽐냈다. 김회성의 착해 빠진 여린 마음이 걱정이었던 한용덕 감독도 "김회성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투혼을 보여줬다"며 놀라워했다.
시즌 중에도 "김회성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애정 어린 시선을 보냈던 한용덕 감독도 모처럼 웃었다. 지난주 주전 3루수 송광민을 팀 기강을 위해 2군으로 보내 전력 공백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김회성의 활약으로 한용덕 감독도 근심 걱정을 덜었다. 
김회성은 "부상으로 재활군에 있을 때도 팀이 너무 잘했다. 나도 함께 뛰고 싶었다. 가을야구는 처음인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와서 좋다"고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기다렸다. 제대로 독품은 김회성이라면 가을야구도 일 낼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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