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까지 터지는 넥센, 탁월한 대체 외인 선구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0.02 11: 33

넥센 전력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세 외국인 선수는 ‘대체 외인’ 경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이크 브리검(30)은 지난해 션 오설리반이 KBO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자 영입한 선수였다. 총액 45만 달러에 계약했다. KBO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에릭 해커(35)는 에스밀 로저스가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아웃되자 긴급 영입한 케이스다. 옵션을 포함해 총액 30만 달러에 사인했다. 제리 샌즈(31) 또한 부진에 빠진 마이클 초이스의 대체 선수였다. 교체 시한을 앞두고 10만 달러를 주고 영입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가 이른바 ‘대박’을 치기는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MLB) 구단도 한창 시즌 중에 좋은 선수를 내주는 일이 별로 없어서다. 가진 돈이 한정되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넥센의 외국인 대체 작업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비를 따진다면 더 그렇다.

경력이 특별하지 않아 우려도 있었던 브리검이다. 그러나 이제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리검은 지난해 24경기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해 제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는 더 좋아졌다. 1일 현재 29경기에서 190⅔이닝을 던지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87의 뛰어난 성적을 냈다. 든든한 이닝소화에 경기 내용까지 좋다.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성적이다.
긴급 수혈한 해커 또한 무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KBO 리그 적응이 필요하지 않았던 해커는 몸 상태가 관건이었다. 다만 우려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해커는 13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하고 있다. 예전의 해커를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대신 위험부담이 크지 않은 영입임을 생각할 때 무난한 성적이다. 해커는 가을야구 경험도 풍부한 선수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 퍼즐이었던 샌즈는 적응기를 마치고 장타가 폭발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 8홈런, 22타점을 쓸어 담으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선천적인 파워는 초이스보다 조금 못하지만, 홈런이나 장타를 만들기는 충분한 힘이다. 여기에 팀 분위기에 잘 어울리고 있고 가을을 앞두고 상승세를 탔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넥센은 1일 현재 74승67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3위 한화와의 승차는 1.5경기다. 3위로 가느냐, 4위로 가느냐의 문제만 남아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고, 이제 3경기를 남겼다. 차분하게 가을을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이다. 세 대체 외국인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가을 반란도 꿈은 아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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