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ERA 1위’ 켈리, PS+MLB 두 토끼 잡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22 11: 01

SK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30)가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제 켈리의 시선은 포스트시즌, 그리고 메이저리그(MLB)로 향한다.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가을야구에 대한 의지가 불타고 있다. 
켈리는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지며 팀의 5-4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비록 7회 실투 하나가 정근우의 동점 투런으로 이어지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충분히 위력적인 투구였다. 위기 때마다 혼신의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고, 켈리가 버티며 시간을 번 SK는 경기 중반 득점에 성공하며 귀중한 승리를 낚았다.
KBO 리그 4년차인 켈리는 올 시즌 성적이 다소 부진한 편이다. 켈리의 2016년 평균자책점은 3.68, 지난해에는 3.60이다. 그러나 올해는 4.33으로 다소 높다. 전반기는 5.17에 이르렀다. 구속이나 몸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로케이션이 흔들리며 예년에 비해 실투 비중이 높아졌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완전히 다르다. 켈리는 후반기 9경기에서 52⅓이닝을 던지며 5승2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 중이다. 리그 1위(규정이닝 기준)이며,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 피안타율은 전반기 2할6푼8리에서 2할4푼4리로 떨어졌다. 오히려 시즌 초보다 구속이 더 나오며 힘을 내고 있다. 21일 경기에서도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고, 포심패스트볼의 경우 적잖은 공이 150㎞를 넘기며 힘으로 한화 타선을 찍어눌렀다.
이런 켈리의 당면 과제는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투구를 펼치는 것이다. 켈리는 경기 후 “이 상태로 시즌이 마치면 플레이오프가 즐거울 것 같다. 그때도 잘해서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켈리는 KBO 리그 이적 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만 두 번 나갔는데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88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내심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챔피언을 향해 가겠다”라는 말은 올 시즌 켈리의 단골 멘트이기도 하다.
SK를 포스트시즌의 가장 꼭대기에 올려두고 MLB행을 타진하겠다는 게 켈리의 생각이다. 켈리는 지난 시즌 후 몇몇 MLB 팀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구단 옵션을 실행한 SK에 남았다. 이 과정에서 다소간 상심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더 이상 옵션이 없고, SK도 올 시즌 뒤 MLB 팀들의 오퍼가 있다면 이적료 없이 풀어주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전달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MLB 팀들은 켈리의 등판마다 모여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켈리가 MLB 보장 계약을 따낼 수 있을지, 혹은 선발로 보는지 불펜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팀마다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어쨌든 관심을 보이는 팀들이 많은 만큼 켈리의 MLB행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는 2018년, 켈리가 가을에도 자존심을 회복하고 홀가분하게 도전길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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