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페이커' 이상혁, 새드엔딩으로 끝난 2018시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9.13 16: 42

"페이커에게 아시안게임은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고 생각된다. 태극마크를 달고 다른 선수들과 하나의 목표를 두고 쫓았던 것은 그에게 좋은 자극제였고, 실제로 더 성장한 것 같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2018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한국대표 선발전 SK텔레콤과 젠지의 1라운드 경기를 지켜보던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1로 다시 앞서나간 3세트 경기를 지켜보면서 이상혁의 성장을 언급했다.
그의 말대로 '페이커' 이상혁이 롤드컵 한국대표 선발전 1라운드에서 보였던 임펙트는 강했다. 아지르 이렐리아 아칼리 등 승리하거나 접전 상황을 연출했을 때 잡았던 챔피언들은 극적인 모습을 계속 선보였다. 하지만 '페이커' 이상혁은 웃지 못했다. 4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나서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그의 2018시즌은 결국 새드엔딩으로 끝났다. 그렇지만 현장과 온라인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이들에게 e스포츠의 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면서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그래서 그의 올 시즌 마지막 모습은 더더욱 아쉬움을 짙게 남겼다.

'페이커' 이상혁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 e스포츠를 알리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NBA의 레전드 마이클 조단이나 축구의 메시와 비견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강하다.
2013시즌 프로로 데뷔해 그해 롤챔스 우승컵, 롤드컵 우승컵을 모두 거머쥐면서 화려하게 출발한 그는 그동안 롤드컵 최초 3회 우승, LCK 6회 우승이라는 e스포츠사에 남을 업적도 세웠다.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이하 세체미)'로 이상혁을 빼고 LOL e스포츠를 설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과 인연은 없었다. 4년전 한국에서 8강부터 진행된 2014롤드컵에서도 한국대표 선발전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씁쓸하게 한국에서 지켜봐야 했다.
4년이 지난 2018시즌 올 한 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4년전과 비슷했다. 좀처럼 팀 성적도 그렇고 본인의 성적도 예년과 다르게 존재감이 낮아졌다. 서머 스플릿에서 25세트에 나서 10승 15패를 기록했다. 63킬 55데스 110어시스트를 올렸다. 세트당 2.5킬 2.2데스 4.4어시스트로 KDA 3.14에 그쳤다.  '피레안' 최준식에게 선발 출장을 넘겨주는 횟수도 늘어났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그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됐다. 아쉽게 결승전서 중국에 1-3으로 패하면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기인' 김기인 '스코어' 고동빈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 등 한 번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들과 보낸 2주 가량의 짧은 시간은 그에게 작은 변화를 일으켰다.
자극도 받았고, 다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된 셈이다. 12일 경기서 이상혁이 보여준 과감함은 전성기 시절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결단력이 있었고, 상대를 위협했다. 3세트 포탑에 의지해 버티던 '크라운' 이민호를 상대로 6분경 이렐리아의 솔로 다이브 퍼스트블러드는 이날 경기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5세트 아칼리로 초반 0-2 수세를 풀어내면서 2-2로 만든 장면도 압권이었다. 이후 팀플레이에서 합이 맞지 않으면서 경기를 젠지에 내줬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상혁의 슈퍼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기간동안 대표팀을 관리한 한 관계자는 "항상 진지한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선수들과 틈 나는대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5세트 선택한 아칼리 역시 기인과 이야기를 주고받은게 영향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아시안게임 당시 백스테이지에서 선수들 사이의 짧은 일화를 전했다.
결국 SK텔레콤은 이날 패배로 2015년 이후 이어져오던 롤드컵 4시즌 연속 진출이 좌절됐다. SK텔레콤은 한국대표 선발전을 끝으로 이후 공식적인 행사에 대한 스케줄은 최대한 줄일 계획이라고 관계자가 전했다. 사실상 이상혁의 2018시즌의 마지막 경기였던 셈이다. 그래서 더욱 더 결과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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