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억울한 한국 U-18, 페트병 논란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14 05: 31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U-18 대표팀이 난데없는 논란에 휩싸였다. 빌미를 준 것 보다는 일본의 트집 잡기가 집요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복수 언론들은 지난 10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끝난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결승 이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날 대만과의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세리머니 후 페트병을 치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승리가 확정된 후 선수들은 한국에서 으레 그랬던 것처럼 물을 뿌리며 우승을 자축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물을 뿌리고 페트병을 그대로 마운드에 두고 간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폐막식 준비를 해야 하는데 방해가 됐다면서 매너 문제를 일제히 걸고 넘어졌다.

‘스포츠호치’는 “다시 정렬할 때 마운드 위에 페트병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대회 관계자는 ‘매너가 안 좋다’고 비난했다. 국내 언론까지 소개되면서 대표팀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대표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일본언론이 과민반응한 것이었다.  
페트병의 수가 일본 언론의 보도처럼 엄청나게 쌓인 것은 아니었다. 열 개 남짓이었다. 물론 선수들은 세리머니 후 이를 즉각 치우지는 않고 관중석으로 향했다. 경기장을 찾은 우리 팬들에게 절을 할 때까지 수 분동안 방치되어 있던 것은 사실이다.
과정에서도 약간의 오해와 문제가 있었다. 일본어에 능통한 통역 자원이 많지 않아 "치워달라"는 요구의 전달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 이에 주최 측에서 먼저 치우기 시작했다. 우리 쪽 스태프들도 달려가 도왔다. 그런데 일본 언론들은 우리가 이를 아예 방치한 것으로 묘사했다. 
일본 언론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성용 감독을 상대로 이 문제를 집요하게 늘어졌다. 꼬투리를 잡으려는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져 김 감독도 해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일본 언론들은 다음날 일제히 비난기사를 실었다. 
졸지에 한국 선수들은 페트병을 버린 비매너, 비교육 집단으로 매도했다.  마치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일본대표 선수들이 라커룸의 쓰레기를 모두 치웠으니 당신들도 모두 치우라"는 식의 문화 횡포이었다. 잠깐 물을 뿌리며 우승의 기쁨을 즐기고 챙기지 못한 몇 개의 페트병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우승을 하고도 찜찜하게 귀국했다.
협회 관계자는 "페트병을 잠시 방치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중에 함께 덕아웃까지 정리했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모두 했다"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더욱이 국제대회에는 엄연히 정리를 담당하는 관리 요원들이 있었고 잠시 늦었을 뿐이지 아마추어답게 우리 선수들도 결코 이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고 그런 부분을 이해해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좀 더 일찍 치웠다면 좋았겠지만 몇 분 동안 방치했다고 일본 언론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크게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일본 언론이 지적한 3루수의 글러브를 밟은 장면도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글러브로 막는 바람에 일어난 어쩔 수 없는 접촉이었다. 해당 영상을 보더라도 의도성은 없었다. 그러나 일본언론은 "매너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언론은 너무도 악의적이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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