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멜로 드라마요? 로맨스는 한도 초과됐어요"(종합)[Oh!커피 한 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9.13 13: 52

 배우 조인성(38)이 신작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서수작 스튜디오앤뉴 모티브랩)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지난해 초 개봉한 ‘더 킹’(감독 한재림) 이후 1년 8개월 만의 복귀작이다. 범죄 드라마에서 사극으로 장르적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조인성은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시성’은 좋아서 했다(웃음)”는 말로 출연작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제가 양만춘 역에 어울릴지 고민이 됐기 때문에 2번 정도 출연을 고사했었다”며 “‘좋은 배우들이 많은데 나를 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에?’ ‘만약에 실패하면 내가 그걸 감당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되면서 감독님에게 못하겠다고 했었다”라고 출연 제안을 고사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를 이끈 것은 도전에 대한 용기였다. “감독님이 제게 ‘너 아니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웃음). 그럼에도 저는 ‘나보다 훌륭한 배우들이 많은데 제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었다”며 “감독님이 저를 만나고 난 후 처음 시나리오에 있던 양만춘을 저의 캐릭터에 맞춰 약간 변경을 하신 거 같더라”고 전했다.

조인성은 출연을 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저 역시 ‘이거 안 돼’ ‘저거 안 돼’라고 생각한다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겠나 싶었다. ‘그냥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추석 연휴인 이달 19일 개봉하는 ‘안시성’은 동북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리로 알려진 안시성 전투를 그린다. 당 태종 이세민의 20만 대군과 맞서 이긴 고구려의 5000여 전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번 영화에서 조인성은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 역을 맡아 안시성 사람들과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5천명의 소수 군대로 20만 대군의 당과 싸우며 자신의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은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멜로에 최적화 돼있던 스위트한 눈빛이 주저함을 모르는 군사의 패기로 빛이 났다. 조인성이 그린 양만춘은 고구려 시대 전장을 휘어잡은 장군들이 실제로 3040세대였음을 반영한 매우 현실적인 캐스팅이다.
“제 나이가 38세고 이제는 후배들이 비주얼적인 부분을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제가 넘겨주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넘어갈 것 같다. 멜로나 로맨스는 이미 한도가 초과됐다(웃음).”
조인성은 훈남의 비주얼은 잠시 내려놓았다. 뜨거운 태양 아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싸우는 용맹한 장군을 표현하기 위해 수염을 붙이는 것은 물론 기미와 주근깨 분장도 감행했다. 그럼에도 멋짐은 여전했지만.
이에 그는 “기미 주근깨 분장을 하는 것은 당연했다. 어차피 당대 사람들이 선크림도 못 바르고 전투에 임하지 않았겠나(웃음). 그래서 분장팀에 더 신경을 많이 써달라고 했다”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액션연기에 대해 조인성은 “프리프러덕션 단계부터 저희가 미리 액션의 합을 짰다. 그래야지만 촬영할 때 낭비 없이 단 번에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며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기에 허투루 쓸 수 없다. 촬영 전부터 정확하게 미리 합을 짜야했다”고 설명했다.
추석을 맞아 개봉하는 국내 영화들은 ‘안시성’ 이외에도 오늘(12일) 개봉한 ‘물괴’(감독 허종호)부터 같은 날(19일) 개봉하는 ‘명당’(감독 박희곤), ‘협상’(감독 이종석)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순제작비 185억 원의 가장 큰 스케일로 압도하는 사극 ‘안시성’이 560만 명으로 알려진 손익분기점을 넘고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조인성은 “추석 때 세 작품이 같은 날 개봉하지 않나. 그래서 영화의 홍보를 위해 ‘라디오스타’에 나간 것도 있다. 만약에 세 편이 동시에 개봉하지 않았다면, 안 나갔을 수도 있다(웃음)”며 “차태현 선배의 제안에 따라 믿고 나갔다. 저는 지금껏 불러주시는 예능에 거의 다 출연했다. ‘1박2일’, ‘무한도전’이 그랬다. 이미지가 소비되는 것은 위험하고 경계해야 겠지만 저로서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은 없다”고 말했다.
조인성을 필두로 ‘안시성’의 주연배우 배성우, 박병은, 남주혁은 어제(12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분은 6.4%(전국 기준,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주(5일) 방송에 비해 0.8%P 상승했다. ‘안시성’ 팀의 효과라고 말할 수 있을 터.
조인성은 “차태현 형님과 40대가 넘어서 같이 예능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는 생각을 덧붙였다. 그 어떤 질문에도 솔직하게, 그러면서도 여유롭고 유쾌하게 답변하는 그의 태도에서 꾸밈없이 착한 인품이 느껴졌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 역을 맡은 조인성은 안시성민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리더십을 뽐낸다. 첫 스크린 데뷔를 치른 남주혁이 맡은 캐릭터 사물은 연개소문의 지령을 받고 안시성에 잠입한 태학도 수장이다. 고구려를 손에 넣으려는 당나라 황제 이세민 역의 박성웅, 안시성의 듬직한 부관 추수지 역의 배성우, 안시성의 용맹한 기마대장 파소 역의 엄태구, 양만춘의 여동생이자 백하부대를 이끄는 리더 백하 역의 김설현까지 가세해 기적적 승리를 일군 안시성 전투의 그림이 완성됐다.
“저 혼자 돋보이고 싶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양만춘 멋있다’로 끝낼 영화가 아니다. 그래서 감독님과 만나 ‘이건 누구에게 넘겨주고 이건 이 캐릭터에 주자’는 배분을 했었다. 저는 중심만 잡아주면 됐다. ”/ purplish@osen.co.kr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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