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물병 방치, 일본은 왜 노골적으로 비난할까? [U-18]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9.11 10: 02

일본이 한국야구의 예의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한국 청소년 야구대표팀(U 18)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제 12회 아시아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대만과 연장전 승부치기 끝에 7-5로 누르고 전승으로 아시아 최고에 올랐다. 대회 통산 5번째 우승이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 선수들의 예절을 비판했다. 선수들이 우승 직후 마운드에 모여 서로 얼싸안고 물을 뿌리며 우승을 만끽했다. 그리고 물병(페트병)을 마운드 주변에 그대로 버리고 더그아웃으로 철수했다. 그러자 한국 선수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포츠호치'는 선수들이 물병을 버려둔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빈 페트병이 마운드에 널려 있었고 글러브가 방치되는 등 이상한 광경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회 관계자가 "매너가 나쁘다"며 격분했고, 선수들에게 치우라고 통역을 통해 말했으나 전달되지 않아 대회 직원이 처리했다고 전했다. 
'산케이스포츠'도 비슷한 논조였다. 김성용 감독이 "좋은 코치와 선수가 하나가 되어 이겨서 영광이다"라며 우승을 기뻐했지만 선수들이 페트병을 치우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예절을 교육하고 싶다"라고 떨떠름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물병을 치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은 우승하면 물을 뿌리는 문화가 있다. 젊은 선수들이 흥분해서 배려가 부족했다"는 김성용 감독의 해명을 전하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이 우승에 너무 기쁜 나머지 뒤처리를 잊었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의 한국 비난 기사는 가장 많이 읽은 뉴스의 맨 위에 올라있다. 그럼에도 '격분', '예의가 나쁘다'는 표현까지 동원해 비난한 것은 지나쳤다. 페트병을 치우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마치 우승팀의 꼬투리를 잡는 듯한 인상도 동시에 주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대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여름 고시엔 대회 100주년 기념으로 고시엔 스타들을 총망라한 정예 팀을 꾸려 안방에서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에게 패해 3위에 그쳤다. 연일 대서특필하며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모았지만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더욱이 안방에서 숙적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고 물을 뿌리며 기쁨을 즐겼다. 일본 언론은 고시엔 대회의 일본 선수들과는 다른 세리모니인데다 패배한 대만을 배려하지 않았다고 본듯 하다. 한국 선수들이 마지막 순간 페트병을 치우지 않는 흠을 보이자 일제히 가시돋힌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고 그저 일본의 호들갑이나 딴죽걸기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학생 야구도 진지하게 생각할 문제를 던져주었다. 경기력과 실적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예절도 잊지말아야 한다. 순수한 승부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누구보다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이 곱씹을 대목이 아닌가 싶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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