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FA급 전력 가세, 리턴파 이대은-이학주는 어떨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11 05: 45

역대 신인드래프트에서 해외 및 유턴파 선수들이 가장 빛난 자리였다. 수도 많았고, 비중도 꽤 묵직했다. 특히 이대은(29·KT 지명)과 이학주(28·삼성 지명)의 내년 성적이 큰 관심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몇 십억 가치가 있는 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19년 KBO 리그 신인드래프트가 10일 막을 내렸다. 일찌감치 진로가 결정된 1차 지명자 10명에 이어 이날 2차 지명에서 총 100명의 선수가 소속팀을 찾았다. 특징 중 하나는 해외파의 초강세였다. 지난 달 열린 트라이아웃에 신청서를 낸 10명의 선수 중 6명이 지명을 받았고, 6명 중 10라운드에 뽑힌 한선태(LG 지명)를 제외한 5명은 5라운드 내에서 일찌감치 소속팀을 찾았다.
이대은은 예상대로 KT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고, 그 뒤를 이학주가 바로 따랐다. ‘다크호스’로 관심을 받았던 윤정현까지 넥센의 1라운드 지명을 받으면서 1라운드에서만 세 명의 해외 유턴파 선수가 지명됐다. 하재훈과 김성민은 각각 SK의 2라운드, 5라운드 지명을 받아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이 중 이대은과 이학주는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서른을 앞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KT와 삼성이 전체 1·2순위 지명권을 아낌없이 행사한 결정적인 이유다. 한 스카우트는 “올해 고교 자원들이 작년보다는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특히 투수가 그랬다. 나이가 있기는 하지만 요새 선수 수명이 연장되는 추세고, 확실한 툴을 가진 선수들이라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에 1군 붙박이가 될 가능성도 높다. 이대은은 이변이 없는 이상 KT의 선발 로테이션을 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본과 국제무대에서 그만한 자격은 증명했다. 이학주는 오랜 실전 공백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몸 상태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KBO 리그에서 보기 드문 빅사이즈 내야수라는 점에서 이대은 이상의 호기심을 부른다. 삼성의 중앙 내야에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수비와 주루는 분명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상당수 구단들은 이대은과 이학주를 두고 “프리에이전트(FA)에 준하는 전력 가세일 수도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계획대로만 되면 결코 과대평가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이대은은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 경우 두 자릿수 승수에 근접한 성적을 낼 것이라는 게 스카우트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부에서는 10승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토종 최고 우완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이학주는 공·수·주 3박자를 다 갖춘 유격수로 뛸 수 있다는 평가다. 수비와 주루는 감만 찾으면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선보일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타격이 관건이기는 하지만, 유격수는 타격 성적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운 포지션이다. 수비만 기대대로 보여주면 그 자체로도 롱런 유격수가 될 수 있다. 선발 10승, 안정된 유격수는 FA 시장에 꽤 후한 대우를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장밋빛 예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기존 유턴파 선수들에 비하면 고교 및 미국 성적이 뛰어나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도 마찬가지다.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1군 정도의 경쟁력 있는 리그에서 뛰어본 지가 오래 됐다. 어디까지나 위험부담은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두 선수의 성공을 예상하는 이들 중에서도 내년에는 호된 적응기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법 있다. 실제 ‘툴’ 측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은 유턴파 선수들이 고전한 경우도 상당히 많다. 냉정하게 따지면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유턴파 선수들의 드래프트 참가는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2015년 삼성이 장필준, 롯데가 안태경, KT가 김재윤을 뽑았다. 2016년에는 KT에 전체 1순위로 뽑힌 남태혁을 비롯, 정수민(NC), 나경민(롯데), 김동엽(SK) 등이 지명을 받았다. 2017년에는 김진영(한화), 김성민(SK), 신진호(NC), 남윤성(SK) 등이 뽑혔고, 2018년에도 김선기(넥센)가 지명을 받으며 명맥을 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3라운드 이내의 상위 라운더였다. 그러나 1군에 확실히 자리를 잡은 선수보다 그렇지 못한 선수가 더 많다. 향후 팀 내 입지가 불안한 선수도 꽤 된다. 고교 시절 확실한 재능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백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스카우트는 “만약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 선수들은 나이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젊은 선수를 뽑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이대은 이학주는 기존 선수들에 비해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더 높은 곳에 간 선수들이다. 더 큰 기대가 몰리는 이유다. 두 선수의 2019년 기록은 향후 유턴파 선수들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이대은(왼쪽)-이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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