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차례까지?” 이학주-하재훈,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8.22 06: 24

“거기까지 안 갈 것 같은데…”
지난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 해외파 트라이아웃 당시 몇몇 구단은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던 내야수 이학주(28)에게 3루에서도 수비를 해줄 것을 부탁했다. 공교롭게도 이 팀들은 상대적으로 후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들이었다. 이에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는 “거기까지 안 갈 것 같은데”라는 농담이 오고가기도 했다.
몇몇 팀들은 외야수 하재훈(28)에게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하재훈이 타격 훈련을 할 때 수많은 카메라들이 그의 주위를 감쌌다. 1루까지 뛸 때는 많은 스카우트들이 초시계를 바라봤다. 수비 훈련 때는 강견에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오는 9월 열릴 2019 KBO 신인드래프트는 해외 유턴파들의 돌풍이 거셀 전망이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의 낙점이 확실시되는 우완 이대은(29)을 비롯, 트리플A 무대까지 경험한 이학주와 하재훈이 드래프트에 나온다. 포수 김성민과 좌완 윤정현까지 다크호스로 평가돼 최소 5명의 지명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중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이대은보다 오히려 이학주, 그리고 하재훈이다. 이대은은 어차피 KT로 갈 확률이 99%이기 때문이다. 이학주 또한 2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행이 유력하기는 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3~4순위 팀들도 삼성이 이학주를 지명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하재훈은 해외파 최대어라고 할 만하다. 많은 팀들이 하재훈의 적정 순번을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학주 지명의 우선권을 가진 삼성은 일단 확정은 미룬 채 이학주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이학주가 “100% 상태”라고 자신한 무릎 등 몸 상태를 여러 경로로 체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여기서 확신을 갖는다면 지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지방 A구단 스카우트는 “삼성도 최근 젊은 투수들을 모았다. 다만 야수 쪽이 부족하다. 김상수가 팀에 잔류하더라도 이학주를 같이 쓸 수 있다”고 지명을 점쳤다.
만약 삼성이 이학주를 지명하지 않는다면 3~4번 순번을 가진 한화나 넥센선에서 지명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도 야수 세대교체가 절실한 팀이다. 유격수에 하주석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덧 30대 중·후반을 향해가는 정근우를 장기적으로 대체할 자원이 필요하다. 넥센은 김민성이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나면 김하성을 3루로 돌려 공격을 전념케 하고 이학주를 유격수로 쓰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다.
하재훈은 더 복잡한 선수다. 수도권 B구단 관계자는 “하재훈이 트라이아웃에서 타자로만 쇼케이스를 벌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놀랐다”면서 “하재훈이 근래까지도 투수에 대한 생각을 접지 않은 것으로 안다. 최고 154㎞가 나오는 강한 어깨를 가진 선수다. 투수로 대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외야수로 나온다고 해도 높은 순번에 지명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수도권 B구단 스카우트는 “공백기는 감안해야겠지만 현재 드래프트에 하재훈만한 완성도를 가진 외야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1라운드 상위 순번 지명권을 가진 팀들이 하재훈을 지명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나이와 공백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회를 넘기면 2라운드에서 다시 뽑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구단들의 머리가 복잡해지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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