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심판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마이너리그 싱글 A에서 활동 중인 김재영(39) 심판이 희소식을 전해왔다.
김재영 심판은 8월 12일에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올스타전 장소로 이동한다. 뉴욕 펜리그는 전반기에 56게임을 소화하고 후반기에는 20게임을 치른 뒤 9월 3일에 시즌을 마감한다.
김재영 심판에 따르면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는 루키리그를 제외하고 리그별로 올스타전을 갖는다. 김 심판의 뉴욕 펜리그 올스타전 주심선정 소식을 그의 부친인 김종우(66) 전 동국대 감독으로부터 전해 듣고 지난 8월 5일 김재영 심판과 카톡방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마이너리그 심판 생활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올스타전 주심으로 뽑힌 것은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셈인가요.
“글쎄요. 그렇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상황이라서….
-그곳(미국 동부지역) 날씨는 어떤가요. 한국은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
”날씨는 한국보다 낫습니다. 선선함 감도 있고. 운전하고 다니는 게 좀 힘이 듭니다. 3연전 시리즈 끝나고 그 다음날 낮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주 활동지역은.
“뉴욕주, 펜실베니아주, 오하이오주, 코네티컷주, 메사추세츠주입니다.”
-방대한 지역이군요. 그만큼 돌아다니려면 힘이 들겠네요. 경기시작 시간은 일정한가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대부분 저녁 7시 5분에 시작합니다. 토, 일요일 시작 시간은 각 팀마다 다 다릅니다. 오후 5시35분, 6시35분인 곳도 있고 오후 2시나 낮 12시, 심지어 오전 11시5분 등 다양합니다. 운전 최장 시간이 8시간, 짧은 지역은 3시간 남짓 걸립니다.”
-엄청난 강행군이네요. 안전을 유의해야겠네요.
“게임이 끝나면 밤에는 이동을 안 시키고 다음날 아침에 이동합니다.”
-고정 숙소는.
“정해진 숙소 없이 3연전 후에 계속 옮겨 다닙니다.”
-시즌 뒤에는 다른 일을 해야 하는가요. 현재 보수로 생활이 가능한가요.
“시즌 뒤에는 교육리그가 있는데 배정이 될 지 안 될 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고, 시즌이 끝나면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월급 2000달러에 하루 식비가 46.50달러로 책정이 돼 있고 매달 15일마다 지급됩니다.”
-정처 없는 고난의 행군이네요. 쉬는 시간 숙소 생활은.
“주급도 그렇고, 아무래도 빡빡합니다. 저녁 게임이 끝나 숙소에 들어가면 밤 11시 가까이 되고, 게임 복기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보통 새벽 한두 시에 잠이 듭니다. 혹시라도 게임 중에 일어난 퇴장 보고서라도 쓰는 날이면 새벽 서너 시가 돼야 잠자리에 들 수 있어요. 다들 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이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유 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틈틈이 보는 책은.
“영어 공부한다고 보는 책과 룰 북 밖에 없습니다.”
-순조롭게 적응을 하신 것 같네요. 험한 길을 가는데, 건강관리 잘 하시고. 시즌 뒤 일시 귀국할 계획은?
“귀국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2심제이기 때문에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비록 낮은 레벨이지만 그래도 제 미국행을 지지해 주신 부모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박휘용, 황재원, 강신우, 김민서 심판위원, 넥센 히어로즈 스카우트 팀장 남인환 선배님, 마지막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남궁훈 스카우트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홀로 가는 먼 길이다. 메이저리그 심판의 꿈을 이루려는 그의 간절한 열망과 땀에 전 체험이 거름이 되어 마침내 제 뜻을 펼칠 수 있기를.
/홍윤표 OSEN 선임기자
사진=김재영 심판과 그의 동료들(김재영 심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