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진출 전보다 강해진 박병호, 역대급 홈런 생산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8.10 05: 32

메이저리그 진출 전보다 더 강해졌다. 박병호(32·넥센)의 홈런 생산력이 역대급 기록을 향하고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56홈런을 터뜨린 2003년 이승엽 페이스다. 
박병호는 지난 9일 청주 한화전에서 1회 첫 타석부터 홈런 손맛을 봤다. 2사 1루에서 한화 선발 김범수의 2구째 가운데 높은 145km 직구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가볍게 넘겼다. 비거리 115m, 시즌 31호 홈런. 후반기 19경기에서 리그 최다 12홈런을 몰아쳤다. 
어느새 시즌 전체 홈런 숫자도 31개로 이 부문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홈런 1위 제이미 로맥(SK·35개)에게 4개 차이로 따라붙었다. 지난 2012~2015년에 이어 초유의 5시즌 연속 홈런왕에도 도전해 볼만하다. 4시즌 연속 홈런왕도 박병호만이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 

놀라운 것은 박병호가 부상 공백으로 뒤늦게 규정타석을 채웠다는 점. 지난 4월13일 고척 두산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왼쪽 중아리 통증을 느낀 박병호는 4월14일부터 5월19일까지 36일 동안 엔트리 말소됐다. 한 달 넘게 쉬면서 5월까지 홈런은 9개. 리그 전체 공동 19위였다. 
하지만 6월부터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6월 8개에 이어 7월 9개를 몰아친 박병호는 8월에도 7경기에서 5개 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6월 이후 홈런은 22개로 리그 전체 단독 1위. 올 시즌 11.3타석당 하나 꼴로 홈런포를 가동하며 최정(11.9타석당)을 제치고 이 부문 전체 1위다.  
박병호의 타석당 홈런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이었던 2015년 11.7타석당보다 높다. 2015년 박병호는 140경기에 나서 개인 최다 53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불필요한 가정이지만 만약 올 시즌 부상이 없었다면 53홈런 이상 가능했을 홈런 페이스다. 메이저리그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KBO리그에선 여전히 최고 타자다. 
박병호의 타석당 홈런은 KBO리그 역대 기록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지난 2003년 삼성 이승엽이 역대 최고 10.6타석당 하나 꼴로 홈런을 생산하며 한 시즌 최다 56홈런을 기록을 세웠다. 이어 2014년 박병호가 넥센에서 11.0타석당 하나 꼴로 홈런을 폭발시키며 52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페이스를 조금 더 끌어올리면 자신의 기록을 넘어 2003년 이승엽보다 더 높은 역대 최고의 홈런 생산력을 보이게 된다. 
어느새 홈런 경쟁에 뛰어든 박병호는 지난 8일 규정타석도 채웠다. 출루율(.449), 장타율(.705) 1위에 오르며 OPS(1.154)도 전체 1위에 빛난다. MVP 레이스에도 뛰어들었다. 양의지·조쉬 린드블럼·김재환 등 두산 선수들의 집안싸움이 될 것으로 보였던 MVP 레이스에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7위에 그치며 가을야구에 실패한 넥센도 최근 파죽의 6연승으로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박병호 효과다. /waw@osen.co.kr
[사진] 청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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