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올뉴 컴패스’, 오프로더는 ‘은근과 끈기’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8.08 08: 31

 ‘안전하게’ ‘잘 달리는’ 것. 차가 갖춰야 할 두 가지 기본 덕목이다. 둘 중 어느 하나도 버릴 수는 없지만 차가 지닌 특성에 따라 어느 하나가 우선시 될 수는 있다. 만약 어떤 차의 태생이 ‘오프로더’라면? 잘 달리는 게 중요할까, 안전하게 달리는 게 중요할까?
‘모든 SUV의 시작’이라는 수식어를 서슴지 않고 쓰는 지프(Jeep)가 콤팩트 SUV ‘올뉴 컴패스’를 내놓았다. 이 차는 중형 SUV ‘체로키’와 소형 SUV ‘레니게이드’ 사이에 존재하는 세그먼트다. 도심과 오프로드를 모두 아울러야 하는 세그먼트인 만큼 ‘올뉴 컴패스’의 슬로건도 ‘도시의 모험가들을 위한 새로운 콤팩트 SUV’다.
최근 파주 출판단지 일대에서 치른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올뉴 컴패스’는 독특한 손맛을 보여줬다. 이전에 경험한 차들과는 분명 다른 맛이기에 생소하기도 했고, 왜 그랬을까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온로드에서 달리는 맛이 여느 차들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올뉴 컴패스’는 ‘모든 SUV의 시작’이라는 지프의 DNA를 그대로 간직하고 태어났다. 산야를 거리낌없이 헤집고 다니는 4x4 시스템을 당연한 듯이 갖췄고, 9단이나 되는 자동변속기도 달았다. 보통 이 정도면 차량 소개문에 ‘역동성’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해야 한다. 하지만 ‘올뉴 컴패스’는 ‘온-오프로드 어디에서도 자신 있는 주행 성능’ 정도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자유로를 내달린 시승 참가자들도 하나같이 이런 말을 했다. “치고 나가는 맛이 덜하다” “킥 다운을 느끼기 어렵다” “주행감만 보면 컴포트 세단 같다”고 말이다. 
‘올뉴 컴패스’에는 2.4리터 직렬 4기통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가솔린 엔진이 심장으로 실렸다. 국내에는 가솔린 모델인 ‘올 뉴 컴패스 론지튜드 2.4 가솔린’과 ‘올 뉴 컴패스 리미티드 2.4 가솔린’, 두 가지 트림만 우선 출시 됐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75마력(@6,400rpm), 최대 토크 23.4kg·m(@3,900rpm)을 낸다. 결코 만만히 볼 출력이 아니다.
그런데도 왜 이리 나긋나긋할까?
‘나긋한 세팅’의 이유는 자유로 주행이 끝나고, 파평산 북부기상관측소를 오르는 오프로드 코스에서 설명이 됐다. 해발 500미터에 이르는 파평산의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데, ‘올뉴 컴패스’의 나긋함은 ‘은근과 끈기’라는 프로급 등산 스킬이 돼 있었다. 도로 주행을 마치고 파주출판단지 인근에 가설 된 장애물 코스에 들어서니 ‘올뉴 컴패스’는 물 만난 고기였다. 고개 너머가 보이지 않는 가파른 언덕길, 한쪽 바퀴가 번쩍 들리는 경사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덜컹거리는 계단, 성인 허벅지까지 차 오르는 물웅덩이를 종횡무진 내달렸다.
오프로드와 장애물 코스에서 ‘올뉴 컴패스’가 일관되게 유지한 태도가 있었다. ‘은근과 끈기’다. 내리막이 보이지 않는 언덕길 꼭대기에 서면 누구나 가속 페달 밟기가 겁난다. 한쪽 바퀴가 들려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속 페달이 크게 반응해 통제권 밖으로 벗어나 버리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공포스럽다. ‘올뉴 컴패스’는 이 모든 상황에서 침착했다. 말 그대로 프로 등상가들에게 필요한 은근과 끈기의 미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올뉴 컴패스’의 DNA는 철저하게 ‘모든 SUV의 시작’임을 외치고 있었다.
FCA(Fiat Chrysler Automobiles) 코리아 관계자는 “올뉴 컴패스는 도시의 모험가들을 위한 콤팩트 SUV라는 슬로건처럼 도회지 라이프스타일에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도심형이라고 해도 지프의 DNA는 면면히 흐르고 있기 때문에 오프로더의 특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시승 참가자들이 오프로드 체험을 먼저하고 온로드 코스를 달렸다면 느낌이 또 달랐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디자인은 지프의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를 많이 닮았다. 지프만의 세븐 슬롯 그릴이 전면부에 또렷이 자리를 잡은 가운데, 실루엣은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긴다. 지프 차량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사다리꼴 휠 아치는 ‘오프로더’ 올뉴 컴패스를 또 한번 되새긴다.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시스템은 뒤축 분리기능이 있어 4x4 성능이 필요치 않을 땐 2륜 구동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주행 모드는 오토(Auto), 눈길(Snow), 모래(Sand), 진흙(Mud) 중에서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전자 제어 주행 안정 시스템(ESC)은 최적의 주행과 제동거리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도로 상황을 모니터링 한다. 이 장치에는 레인 브레이크 서포트 시스템(RBS),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시스템(ABS), 언덕 밀림 방지(HAS),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등이 포함 돼 있다.
파크센스 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ParkSense® Rear Park Assist System)과 후방 카메라는 주차 부담을 덜어준다. 리미티드 모델에는 사각지대 모니터링(Blind Spot Monitoring) 시스템과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Rear Cross Path detection)이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도 챙긴다.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 차량 내 커넥티비티 센터인 차세대 유커넥트 시스템을 갖춰 연결성을 높였고, 리미티드 모델에는 차세대 유커넥트(Uconnect) 8.4인치 터치 스크린과 한국형 내비게이션, 론지튜드 모델에는 차세대 유커넥트(Uconnect) 7.0인치 터치 스크린이 제공된다.
론지튜드 모델에는 6개의 스피커, 리미티드 모델에는 9개의 스피커와 서브우퍼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실렸다. 론지튜드 모델이 3,990만 원, 리미티드 모델이 4,340만원이다. /100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