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대권 도전? "아직 시기상조" 조심스런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7.20 06: 07

전반기 2위로 가을야구 7부 능선은 넘었다. 외부 기대치와 시선은 더 높게 향하지만, 그럴수록 한화 내부에선 조심스럽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26년 만에 전반기를 2위로 마친 한화는 후반기 첫 3연전에서 KT에 1승2패 열세를 보였지만 6위 KIA에 10경기차로 앞서 가을야구는 안정권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도 꺼냈다. 제이슨 휠러를 퇴출하면서 빅리거 데이비드 헤일을 새롭게 영입했다. 10년 묵은 가을야구, 그 이상을 기대하게 만드는 행보다. 
2위보다 높은 자리는 1위뿐이다. 헤일이 아직 베일을 벗지 않았지만 한화의 우승 도전에 기대감도 조금씩 높아진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아직 우승 또는 1위란 단어를 입 밖으로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한용덕 감독은 "시즌 전 잘하면 5위 정도로 생각했다. 기대이상이지만 아직 강팀으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시기"라고 했다. 

박종훈 단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박종훈 단장은 최근 주변으로부터 '목표 상향 조정' 질문을 많이 받는다. 박종훈 단장은 "지금은 어떻게 목표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지속적인 강팀으로 가는 게 우리 최종적인 목표다. (우승) 찬스라고 100% 확신을 한다면 승부를 걸겠지만 지금은 부족한 것을 하나하나씩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현장에 성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미도 있다.  
지난해 한용덕 감독 부임 때부터 한화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시기로 2020년을 예상했다. 한용덕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해로 2019년까지는 팀을 만드는 과정으로 삼을 계획이었다. 외부 FA 영입보다 내부 육성 시스템을 확립하며 '주전급 뎁스 강화'를 목적으로 삼았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나섰다. 현장과 프런트 모두 서두르지 않고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한 감독 부임 첫 해부터 예상을 초월하는 호성적을 내고 있다. 구단도 높아진 기대치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휠러를 포기하고 헤일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달라진 위치에 맞게 구단도 움직였다. 성적을 내야 할 상황이 됐지만 그럴수록 과욕은 금물이다.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17~19일 수원 KT전은 냉정하게 한화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시리즈였다. 타선은 여전히 기복이 심하고, 장기 부진에 빠진 타자들이 많다. 팀 타율(.275) OPS(.752) 9위로 하위권이다. 에이스급 투수를 만나면 공략을 못한다. 젊은 선발투수들은 들쑥날쑥하고, 불펜도 점점 지쳐간다. 단기전에서 어느 팀을 만나도 승리할 것이란 확신을 주지 못한다. 여전히 미완성의 팀이다. 
한화는 올해 육성군을 위해 약 100억원 예산을 투자, 서산 제2구장을 지었다. 밑바닥부터 단단하게 다지고 있다. 박종훈 단장은 "주전급 뎁스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두산처럼 지속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성적이 부진한 팀들은 단기적인 처방을 많이 쓴다. 그동안 우리도 그랬지만, 이제는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목표를 갑자기 크게 높이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더 큰 욕심에 사로잡힐 법도 하지만 한화는 여전히 정속 주행 중이다. 아직 대권 도전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시기상조다. /waw@osen.co.kr
[사진] 수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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