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놀음 증명 순위표, KIA-롯데의 후반기 과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7.12 06: 05

타고투저의 시대를 맞이한 KBO 리그지만, 성적만 놓고 보면 아직은 ‘투수놀음’이다. 타고투저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막아내는 쪽이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의미다.
실제 11일까지 KBO 리그 순위표를 보면 팀 평균자책점이 좋은 팀들이 5위 내에 죄다 위치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인 SK(4.42)를 비롯, 2위 한화(4.63), 3위 두산(4.71), 4위 LG(4.74), 5위 넥센(4.82)이 순위가 조금씩 다를 뿐 전반기 5강을 확정지었다.
반면 평균자책점 6위인 KIA(5.14)부터 10위 NC(5.47)까지는 모두 5위 바깥으로 처져 있다. 평균자책점 5.00을 가운데 두고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린 분위기다. 반대로 팀 OPS(출루율+장타율) 3위인 KIA, 4위인 롯데는 타격의 상대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KIA와 롯데는 올 시즌 상위권에 위치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팀들이다. 지난해 챔피언인 KIA는 두산과 함께 양강 체제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롯데는 그 양강 체제를 위협할 만한 유력한 팀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전반기 5할 승부에 처절하게 실패했다. KIA는 12일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도 41승44패로 승패 마진이 -3이다. 롯데는 승리해도 -8이다. 이 성적으로는 5강을 논하기 쉽지 않다.
당장 지난해 마운드가 그럭저럭 버티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두 팀이다. 롯데의 평균자책점은 4.56으로 리그 3위였다. KIA는 4.79로 리그 5위였으나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을 위시로 한 막강한 선발진이 버텼다. 그러나 올해는 변수에 휩싸이며 마운드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타선과 엇박자가 나는 흐름도 읽힌다. 좀처럼 탄력을 받아 치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다.
KIA는 양현종이 분전하고 있을 뿐, 헥터와 팻딘이라는 두 외국인 투수가 지난해만 못한 성적을 내고 있다. 헥터의 평균자책점은 4.36, 팻딘은 6.22다. 임기영도 부상 여파로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선발진도 난국이다. 여기에 마무리로 낙점했던 김세현이 시작부터 무너졌다. 김윤동을 비롯한 몇몇 불펜투수들이 힘을 냈지만 돌려막기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롯데도 시즌 구상이 상당 부분 무너진 것은 마찬가지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부상으로 제 전력을 찾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 활약했던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 레일리와 듀브론트 또한 기대치에는 살짝 못 미친다. 여기에 마무리 손승락 또한 이름값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체적으로 마운드가 고전했던 전반기로 기억될 전망이다.
결국 후반기 대반격의 전제조건을 마운드에서 찾는다면, 두 팀은 아직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KIA는 임창용이 1군에 돌아와 일단 구색은 맞춰졌다. 선발과 불펜 모두가 힘을 내야 한다. 롯데도 가진 자원 자체는 많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다. 지난해에도 후반기로 갈수록 마운드가 안정화된 흐름을 탔던 기억이 있다. 두 팀의 마운드가 5강 싸움의 많은 것을 쥐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기태 KIA 감독(왼쪽)-조원우 롯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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