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나가는 SK 좌완 3총사, 팀 불펜 버팀목 수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7.11 13: 30

SK 불펜이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결정적 원동력은 역시 주력이 된 좌완 3총사의 공이 크다.
SK는 10일 현재 4.43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애당초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발 평균자책점은 4.21로 기대대로 1위다. 여기에 지난해 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불펜도 4.83을 기록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리그 평균(4.96)을 하회하는 수치다. 지난해(5.63)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즌 개막 전 구상이 상당 부분 틀어졌다. 마무리 박정배가 고전하며 결국 보직을 내놨고, 8회 셋업맨으로 기대했던 윤희상과 백인식의 구위도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았다. 여기에 고군분투하던 서진용 또한 어깨의 피로 증상으로 2군에 내려가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좌완 3총사가 주축이 돼 최대 고비를 이겨냈다.

핵심은 신재웅(36)이다. 슬로스타터인 신재웅은 예년보다 페이스를 더 빨리 끌어올렸고, 그 좋은 감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박정배를 대신해 마무리 보직도 차지했다. 10일까지 33경기에서 31⅓이닝을 던지며 1승2패6세이브6흘드 평균자책점 1.72의 호성적을 내며 SK 불펜의 뒤를 든든하게 지켰다. 최고 140㎞대 후반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운다. 최근 10경기 중 8경기에서도 무실점이다.
신재웅이 화려하다면, 김태훈(28)은 최고의 수훈갑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분전하고 있다.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이닝을 소화하며 SK 불펜의 만능 키 몫을 제대로 하고 있다. 시즌 32경기에서 58이닝을 소화하며 4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4.03으로 분투하고 있다. 한때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 6경기에서는 6⅓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3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이 눈앞이다.
박희수(35)는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시즌 18경기에서 18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이 0.98에 불과하다. 피안타율은 2할2푼2리로 뛰어나다. 전성기에 비해 구속은 줄었지만 확실히 위력이 좋아진 투심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까지 섞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힘을 내고 있다. 2군에 다녀온 뒤 오히려 더 좋아진 측면도 읽힌다. 1군 재합류 후 6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무실점 행진이다. 리그에서 15이닝 이상을 소화한 불펜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다.
세 선수가 버틴 덕에 한숨을 돌린 SK는 후반기 정상적인 불펜 운영을 꿈꾸고 있다. 서진용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할 예정이고, 가벼운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박정배도 늦어도 7월 말에는 합류가 가능해 보인다. 백인식도 서서히 구위를 찾아가고 있다.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만한 윤희상은 10일 잠실 LG전에서 새롭게 추가한 컷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하며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좌우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여건이다. SK가 위기를 끝내 넘긴다면 좌완 3총사의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태훈-신재웅-박희수(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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