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러시아] 상트 한인회장, "14억 중국도 못해낸 월드컵 본선인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6.13 05: 31

"대표팀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 회장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힘을 줄 것을 호소했다.
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기가 없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최상의 경기력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 베이스캠프로 삼았다.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민 150여명은 대표팀 숙소인 뉴 페테르호프 호텔부터 집결했다. 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도착한 교민들은 저마다 '붉은악마' 티셔츠와 응원 머플러를 두른 채 2시간이 넘도록 대표팀을 기다렸다.
이미원(54)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장은 "대표팀이 온다고 해서 많은 교민들이 솔선수범해서 응원하러 왔다"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는 1400명 정도의 교민이 있다. 우리들이 최대한 많이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붉은악마'로부터 복장까지 협조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대표팀에 대해 "본선 진출만 해도 잘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인구가 14억이나 되는 중국도 해내지 못한 월드컵 본선이다.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면서 "최근 대표팀이 못한다는 말을 이곳저곳에서 들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본다. '크게 보고 신경쓰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런 만큼 '최대한 많은 교민들이 나와서 얼굴을 비추는 것이 우리가 대표팀에게 할 수 있는 힘내라는 응원"이라며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는 북미 정상회담과 곧 치러지는 지방선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시들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우리만이라도 응원해줘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기자분들도 긍정적으로 많이 써달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기를 하게 되는 경우는 딱 한가지 경우다. 조별리그를 통과, 16강에 올라야 한다. 단순히 16강이 아니라 조 1위에 올라야 한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함께 속한 대표팀에게는 버거울 수 있는 목표다. 그만큼 교민들의 바람이 잘 드러난 말이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교민들에게 "이렇게 많이 나와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상트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첫 경기 스웨덴과 경기를 할 때 우리 팬들이나 교민들, 응원 온 축구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운동장에 와서 응원, 격려 많이 해달라"고 다짐과 당부를 전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풀코보 공항에 내리자마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마련한 전용버스를 탔다. 그리고 약 40분 거리에 있는 숙소인 뉴 페테르호프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교민들은 대표팀 버스가 호텔로 들어서자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에 나섰다. 하지만 선수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숙소로 들어가 교민들과 직접적인 교감을 하지는 못했다. 
이는 FIFA의 엄격한 선수 보호 정책 때문이다. 당초 대표팀은 호텔 도착 후 한인회 교민들과 간단하게 꽃다발 전달 및 기념 사진 촬영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FIFA에서 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행사를 호텔 내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신태용 감독과 차두리, 김남일 등 코치진이 나와 교민들 앞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선전을 다짐했다.
대표팀을 위한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의 환영행사는 숙소 내부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장에는 우윤근 주러시아대사관을 비롯해 권동석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이미원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장, 송승호 주러시아 서기관, 이가혜 상트페테르부르크 영사가 함께 했다. 대표팀은 이날 휴식을 취한 뒤 다음날인 13일부터 15분 거리에 있는 로모노소프 경기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다. /letmeout@osen.co.kr
[사진] 상트페테프부르크(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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