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면 자리 뺏겨" 한화에 부는 건강한 긴장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5.25 13: 01

한화 포수 최재훈은 지난 22일 대전 두산전에서 2회 이영하의 공에 머리를 맞았다. 다행히 뇌진탕 증세는 없었지만 사구 충격으로 목 근육이 경직됐다. 이튿날 경기 출장 여부도 불투명했다. 
하루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최재훈은 23일 두산전에도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주전 포수로서 책임감을 발휘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본인이 경기에 출장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며 "한 번 빠지면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의식이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최재훈이 머리에 사구를 맞고 교체된 22일 경기에서 한화는 백업 포수 지성준이 교체로 나와 승리했다. 지성준은 올 시즌 키버스 샘슨의 전담 포수로 자리 잡았고, 매서운 방망이로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엿보고 있다. 수비에서 한 수 위인 최재훈이지만 붙박이 주전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흔히 말하는 '약팀'에선 주전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몸이 안 좋거나 지쳐있을 때 선발에서 빠지거나 교체를 요청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자리를 비워도 위협될 만한 대체 선수가 없어 마음 놓고 쉴 수 있다. 과거 한화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베테랑 주전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정근우도 2루에서 정은원이 잘하고 있으니 긴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주전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한 번 밀리면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 베테랑들부터 먼저 움직이며 달라지려 하고 있다"고 변화상을 설명했다. 
여전히 주전과 백업 사이에 기량 차이가 존재하는 한화이지만 전보다 좁혀졌다. 한용덕 감독의 기용법도 과감하다. 정근우가 빠진 기간 신인 정은원을 과감하게 주전 2루수로 쓰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자율 훈련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분위기가 밝아진 한화이지만 팀 내부적으로는 건강한 긴장감이 흐른다.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선발 김민우, 구원 서균·박상원·박주홍·김범수 등 20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며 베테랑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베테랑 안영명은 "어린 선수들도 '저 자리가 내 자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한다. 고참들도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한다. 지금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라도 빠지면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치열한 내부 경쟁 체제로 강한 한화를 만드는 원천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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