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믿음’ 힐만 주문, “한동민-김동엽, 생각을 비워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5.20 09: 00

한동민(29)과 김동엽(28)은 SK의 차세대 거포들로 각광받고 있다.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들로, 언제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췄다.
지난해 각각 부상(한동민 발목, 김동엽 팔꿈치) 후 수술을 받은 두 선수는 12월 괌, 1월 플로리다 재활캠프를 소화하며 피나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그 노력이 빛을 발한 덕인지 시즌 초반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다. 김동엽은 초반부터 홈런포를 쾅쾅 터뜨리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동민도 타율이 조금 떨어졌을 뿐 OPS(출루율+장타율)나 순장타율, 출루율은 좋았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는 5월 들어 긴 침묵에 빠졌다. 김동엽의 5월 타율은 1할8푼9리에 불과하다. 5월 12경기에서 홈런은 하나도 없고, 3타점에 머물고 있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민도 14경기에서 타율 1할3푼,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타구가 맞기는 하지만 강하게 뻗지 않고 있다. 정경배 SK 타격코치는 “타율이 떨어지다 보니 선수들이 타율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장점이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나 2군행도 고려할 만한 시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두 선수가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앞으로 제 실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힐만 감독은 두 선수를 2군으로 보내는 대신, 오히려 경기 출전 기회를 꾸준하게 부여하며 타격감 상승을 기다리고 있다.
힐만 감독은 1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해왔던대로 꾸준하게 연습하며 타격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두 선수 모두 생각이 너무 많다. 편하게 타격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믿음과 결과는 별개일 수 있다. 힐만 감독도 방법론을 덧붙여 설명하며 상당 시간을 두 선수의 이야기에 할애했다. 힐만 감독은 “경기 전 준비 때는 스스로 상황을 풀어나가려는 생각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다만 경기에서는 생각을 지우고,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스윙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위기를 바꿔주려는 코칭스태프의 노력도 눈에 띈다. 정경배 코치는 “한동민은 자기 스윙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 만큼 올라올 것이다”고 기대를 걸면서 “좀 많이 웃으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동민은 1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우타로 연습을 하는 등 기분전환을 했다. 동료들도 일부러 한동민의 타구에 큰 환성을 내지르며 기운을 불어넣었다.
김동엽은 다른 선수들이 컨디셔닝 훈련을 할 때부터 연습 타격에 임했다. 김성갑 수석코치가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며 격려했다.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타격 훈련량이었다. 김동엽은 타격 훈련이 끝난 뒤에도 덕아웃에 들어와 신중하게 타격폼을 잡으며 나머지 훈련까지 소화했다. 지금은 비록 부진하지만, 두 선수는 누가 뭐래도 SK 타선의 미래다. 힐만 감독의 믿음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 반전은 빨리 이뤄질수록 좋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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