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주간연속 2교대’ 쌍용차 평택공장, “삶의 질도 높이고, 생산도 늘리고”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4.25 17: 52

기업에 몸담고 있는 근로자에게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이 잘 팔린다는 소식 만큼 반가운 게 없다. 제품이 잘 팔려야 월급도 꼬박꼬박 들어올 것이고, 실적이 좋으면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걱정이 든다. 생산량을 늘려야 하니 야근이 많아지는 건 아닐까?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야근’이라는 단어가 좀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주야간으로 공장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근로자는 저녁 퇴근이 늦어지는 야근 정도가 아니라 밤에 출근해서 아침까지 철야 조업을 해야 한다. 주/야간 2교대 근로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주간 연속 2교대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주/야간 2교대의 생산성을 100%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근로자는 삶의 질을 유지하고, 기업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지난 4월 2일 쌍용자동차는, 1986 동아자동차가 쌍용그룹에 인수되고 1988년 쌍용자동차로 사명이 바뀐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조립 라인 운영 형태를 바꿨다. 노사 합의를 거쳐 주/야간 2교대 방식을 주간연속 2교대로 바꾸고, 생산 라인간 전환 배치도 실시했다. 
그 동안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은 3개 조립 라인 중 1라인만 주/야간 2교대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1라인 주/야간 2교대도 2014년 티볼리의 성공적 출시 이후에야 실시 됐다. 하지만 4월부터는 조립 1,3라인이 주간 연속 2교대 운영을 시작했다. 조립 2라인은 여전히 주간조만 운영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1개 라인이 추가로 가동 된 셈이다. 회사는 렉스턴 스포츠의 적체물량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다. 
25일, 쌍용자동차가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평택공장 동행 취재의 기회를 줬다. 티볼리에 이어 ‘G4 렉스턴’, 그리고 ‘렉스턴 스포츠’의 잇따른 성공 이후 달라진 공장 분위기를 보여 주고 싶어했다. 또한 달라진 근로 형태에 따른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알아 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 출시 이후 인력 보강도 꾸준히 해 왔는데,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 전원 복직을 시작으로 2016년 40명, 2017년 62명, 2018년 26명을 복직시켰다. 조립 3라인의 경우 200명이 주간 근무만 하다가 4월부터는 주간 연속 2교대로 150명씩 300명이 작업에 투입 되고 있었다. 근로 인력 확충과 라인 전환배치로 이뤄진 변화다. 
쌍용차 노사의 주간 연속 2교대 결정은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방침에 미리 대응하는 의미도 있었다. 오는 7월부터는 법정근로시간 '주 52시간'이 실시 되기 때문이다. 주간 연속 2교대 결정 과정에는 노사의 충분한 협의 과정이 있었다. 40차의 실무협의와 6차의 노사대표자 협의를 통해 지난 1월말 시행안이 최종 확정 됐다. 근무 형태 변경 후에는 후속 조치로 전환배치가 따라야 했는데, 이 또한 노사 대협의를 통해 기준안이 마련 됐다. 
이 조치에 따라 주간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야간조는 오후 3시 40분부터 새벽 12시 30분까지 근무를 한다. 추가 근무는 야간조만 1시간 더 할 수 있다. 쌍용차는 이 같은 조치로 연간 1만대 이상의 생산물량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생산 라인 재정비를 통해 7.6%의 생산성 향상 효과도 거뒀다. 물론 1라인은 주/야간 교대 때보다 생산량이 하루 42대에서 35.8대로 줄었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상쇄가 될 만한 수준이다. 
지난 한 달 사이 ‘저녁이 있는 삶’이 가져 온 변화는 꽤나 의미가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대부분이 반색을 하고 있었다. 
“렉스턴 스포츠의 적체 물량도 해소할 수 있고, 직원들의 삶의 질이 향상 돼 모두 반기고 있다.”
“라인마다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전에는 잔업, 특근이 많아서 가족 얼굴 볼 시간이 없었다. 여가시간도 생기고 생산성도 향상 돼 만족한다.”
“퇴근을 일찍 하니까 가정에 더 충실할 수 있어서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삶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주간근무와 더불어 잔업(야간 3시간)을 하면 집에 가면 밤 10시였다. 주간연속 2교대 후에는 출근은 빠르지만 퇴근도 빨라 개인 여가 시간이 많아지는 등 삶의 질이 매우 향상 됐다.”
“잔업과 특근이 없어지면 급여는 줄 수 있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져 만족도가 높다.”
이상이 현장에서 내놓은 반응들이었다. 
오전 근무와 오후 근무를 주간 단위로 바꾸면서 하는데, 어떤 경우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주간 연속 2교대가 근무 강도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고 했다. “근무 강도는 시간당 생산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2교대로 변경 됐다고 해서 근무 강도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렉서턴 같은 신모델이 나오면 모듈화가 이뤄져 오히려 작업이 용이해 지는 면이 있다”고 현장 근로자는 말했다. 
쌍용차 생산본부장인 송승기 상무는 “티볼리의 성공에 이어 렉스턴 스포츠의 성공적 론칭으로 중대형 SUV 시장에서도 쌍용차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하고 있다. 이번 주간 연속 2교대 실시로 직원들 표정이 밝아졌다. 근로자는 일찍 퇴근해서 좋고, 회사는 제조 경쟁력이 향상 돼 모두가 윈윈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맨 아래는 송승기 생산본부장. /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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