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와 사랑에 빠진 7살 소녀 ‘채현’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4.16 07: 12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7살 소녀가 강원FC 디에고와 사랑에 빠졌다. 외할아버지와 부모님을 따라 축구를 보러 다니기 시작한 이채현(7)양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디에고 앓이 중이다.
채현 양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축구를 보러 다녔다. 외할아버지 이호근(55)씨와 어머니 이가은(35)씨, 아버지 이기중(41)씨까지 강원FC 팬이었기 때문이다.
이호근씨는 강원FC 창단 원년부터 팬으로 홈·원정 가릴 것 없이 응원을 다녔다. 가은씨도 아버지 영향으로 강원FC의 경기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가은씨의 남편 기중씨는 부산사람으로 가은씨와 결혼 하면서 강원도에 거주하게 됐는데, 장인어른과 아내가 축구 광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원FC 응원에 합류했다.
지난해 시즌권 판매 시작과 동시에 채연 양의 가족은 모두 시즌권을 구매해 경기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아직 나이가 어려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채현 양은 어머니와 함께 홈 경기를 빠짐없이 직관했고 순박한 얼굴과 달리 터프한 플레이로 관중들을 사로잡던 디에고에 푹 빠지게 됐다.
채현 양은 지난 3월17일 강원FC 춘천 홈 경기를 방문해 ‘여보세요 나야’ 이벤트에 참여했다. 올 시즌 강원FC가 새롭게 기획한 이벤트로 좋아하는 선수에게 응원엽서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선수가 직접 팬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인사를 전하는 이벤트다.
엽서를 남기며 간절히 기도했던 채현 양의 소원이 이뤄졌다. 디에고가 채현 양의 엽서를 뽑으며 전화통화가 성사된 것이다. 그러나 디에고가 전화를 걸었을 때 채연 양이 잠들어 있었다. 디에고는 소녀 팬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클럽하우스로 직접 초대한 것이다.
채현 양은 대구FC 경기를 앞두고 디에고와 드디어 첫 만남을 가졌다. 의외로 수줍음이 많은 디에고와 채현 양은 한 동안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고 부끄러워했다. 잠시 후 소녀 팬을 웃으며 멋쩍어 하던 디에고가 용기를 내 자신의 유니폼을 채현 양에게 선물로 건넸다. 유니폼을 받는 채현 양의 손이 긴장해선지 땀으로 가득했다.
선물을 받은 채현 양은 디에고를 위해 더 놀라운 선물을 준비했다. 디에고의 모습이 그려진 직접 주문한 케익과 꽃을 선물한 것이다. 디에고는 자신의 골 세레머니 모습이 그려진 케익을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먹지 않고 최대한 오래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현 양의 어머니는 “채현이가 디에고를 직접 만나 쑥쓰러워서 말도 잘 못하고 긴장했는지 집으로 돌아가서 12시간이나 잠들었다”며 “다음 날 일어나서 디에고 유니폼을 계속 입고 다녔다”고 전했다.
제2의 고향 한국에서 만난 7살 소녀와 새로운 우정을 쌓게 된 강원FC 디에고. 올 시즌 채현 양을 위한 디에고의 골 세레모니를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mcadoo@osen.co.kr
[사진] 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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