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9득점' 삼성, 감출 수 없는 이승엽 빈자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4.16 06: 18

떠난 사람은 빨리 잊어야 한다. 그런데 그 빈자리가 너무 크면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당 평균 최소 3.9득점의 삼성에선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가 몹시 그리운 요즘이다. 
삼성은 16일 현재 6승13패, 승률 3할1푼6리로 9위에 처져 있다. 10위 롯데(5승12패·.294)에 승차 없는 9위로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시즌 전부터 최하위 후보로 예상됐고, 뚜껑을 열어 보니 우려는 갈수록 현실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외인 투수들의 부진 속에 팀 평균자책점 10위(5.70)로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는 삼성. 그래도 최충연·한기주·심창민·장필준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는 안정적이다. 김한수 감독은 "선발투수가 퀄리티 스타트만 하면 불펜으로 승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QS 9경기에서 5승4패로 5할 이상 승률을 냈다. 

그러나 공격력이 떨어져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날에는 뒤집을 힘이 없다. 올 시즌 역전승이 3승으로 가장 적다. 5회까지 뒤진 10경기에선 전패했다. 경기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타선의 힘이 약하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를 뒷받침할 타자가 이원석 외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삼성은 팀 타율 8위(.259) 홈런 9위(14개) OPS 9위(.692) 등 공격 주요 부문에서 거의 하위권이다. 득점권 타율은 2할3푼2리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이로 인해 경기당 평균 득점은 3.9점으로 리그 최소 기록을 찍고 있다. 4점을 넘지 못하는 유일한 팀이 삼성이다. 타고투저도 삼성에는 먼 나라 이야기 같다. 
1~2번 테이블세터 박해민과 김상수의 타격 부진이 눈에 띄지만 타격에는 오르내림이 있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는 장타력 부재가 심각하다. 경기당 평균 홈런으로 따지면 삼성이 0.74개로 가장 적다. 팀 장타율도 10위(.370)에 머물러 있다. 러프(6개)·이원석(3개)을 제외하면 홈런을 칠 만한 타자가 안 보인다. 
구자욱이 옆구리 통증으로 지난 6일 1군 엔트리 말소 후 치료차 일본으로 넘어갔고, FA 이적생 강민호도 타율 2할2푼2리 1홈런 6타점으로 타격 부진이 오래 가고 있다. 무게감 있는 장타자가 많지 않다 보니 상대 투수들은 삼성 타선에 큰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김한수 감독은 '(현재 선수 구성상) 장타를 많이 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인정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은퇴한 이승엽 홍보대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타율 2할8푼 132안타 24홈런 87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 홈런 2위로 노익장을 발휘했다. 그런 그가 라인업에서 사라졌고, 지명타자 자리에 그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 박한이·조동찬의 페이스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이승엽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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