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실화입니까, '단독 3위' 한화-불펜 ERA 1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4.15 19: 34

한화가 단독 3위에 올랐다. 18경기 만에 10승 고지를 밟은 데에는 불펜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한화는 15일 대전 삼성전에서 7-4로 재역전승했다. 삼성과 주말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한화는 주중 KIA와 3연전 싹쓸이 포함 이번 주 6경기를 5승1패로 마무리했다. 단숨에 시즌 10승(8패) 고지를 밟으며 KT를 밀어내고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개막 10경기 이상 기준으로 한화가 단독 3위에 오른 건 2015년 5월2일 이후 1079일 만이다. 개막 18경기 만에 10승 고지를 점령, 지난 2006년 김인식 감독 시절(18경기·10승8패) 이후 팀 최소 경기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한 주의 마무리였다. 

이날 한화는 선발 김재영이 5이닝 4실점으로 버틴 뒤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안영명(1이닝)-박주홍(⅓이닝)-서균(1이닝)-송은범(⅔이닝)-정우람 등 5명의 구원투수들이 4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안영명이 첫 홀드, 서균이 4홀드째, 정우람이 5세이브째를 올리며 기록을 쌓았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5.49로 8위이지만 구원 평균자책점은 4.14로 전체 1위에 빛난다. 이 부문 2위 SK(4.41)와도 꽤 차이가 난다. 한화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2008년부터 구원 평균자책점 순위는 5-8-8-8-7-8-9-7-7-5위로 거의 하위권이었다는 점에서 시즌 초반이라도 이 부문 1위는 놀랍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6.88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한화는 선발 조기 붕괴 탓에 구원이 74이닝으로 최다이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고 있다. 베테랑들의 부활이 눈에 띈다. 송은범이 구원 9경기에서 16이닝 3자책, 평균자책점 1.69로 위력투를 펼치며 3승이나 기록했다. 안영명도 구원 전환 후 4경기 6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선발 자원이었던 이태양도 구원 6경기 9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4.00이지만 탈삼진 15개로 살아났다. 
여기에 새얼굴 서균·박상원·박주홍이 성장했다. 사이드암 서균은 12경기 8⅔이닝 무실점 '제로맨'이다. 4피안타 3볼넷만 내주며 WHIP도 0.81에 불과하다. 우완 강속구 투수 박상원도 9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신인 좌완 박주홍도 아직까지 홀드는 없지만 조금씩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들의 끝에 있는 마무리 정우람은 8경기에서 5세이브 평균자책점 2.57로 최정상급 불펜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불펜은 이제 자리를 잡았다. 초반에 선발이 어려울 때 송은범·안영명·이태양, 롱맨 3명이 잘 버텨줬다. 서균과 박상원도 이제 필승조로 쓸 정도가 됐다. 마무리 정우람은 역시 믿고 쓰는 선수"라며 "불펜이 잘해준 덕분에 선발의 부담이 적을 것이다"고 말했다. 송진우 투수코치도 "불펜에서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잘해주고 있다. 불펜이 뒤에서 믿음을 주고 있는 만큼 선발들도 앞으로 안정을 찾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실제 이날 5이닝 4실점으로 버틴 뒤 불펜의 4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선발투수 김재영은 "선발이 5~6이닝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면 뒤에서 구원투수들이 막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1~2점만 앞서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건 지금의 이 결과가 박정진·권혁·송창식·장민재 등 지난 몇 년간 불펜을 지켰던 핵심 투수들 없이 이뤄낸 것이란 점이다. 이들이 주축으로 활약한 2015~2017년에도 한화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7위(4.97)-7위(5.25)-5위(5.15)였다. 추가 전력이 합류하면 한화 불펜은 더 높은 철벽을 쌓게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안영명/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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