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재기 날갯짓' 오현택, “안 아픈 게 행복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4.15 09: 00

롯데 자이언츠 투수 오현택(33)은 올해가 약 2년 만에 맞이한 1군 시즌이다.
올 시즌 이전, 오현택의 마지막 1군 등판은 두산 소속이던 지난 2016년 5월 25일 잠실 KT전이었다. 2015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1군 엔트리에 빠르게 합류했지만 팔꿈치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결국 2017년 3월, 다시 한 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자취를 감췄다.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주춤한 사이 변화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하게 된 것. 오현택은 시련과 변화를 동시에 마주했다.
하지만 롯데로 옮긴 뒤 다시 오른 1군 마운드는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다. 롯데 이적 후 첫 경기는 지난 4일 대전 한화전(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이었다. 678일 만의 1군 복귀였다. 복귀전 호투를 시작으로 오현택은 올해 5경기 평균자책점 1.50(6이닝 1자책점) 3피안타 9탈삼진 의 기록으로 재기의 힘찬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복귀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2013년(상무 전역 후 첫 시즌)의 느낌이 났다. 오랜만에 올라가서 긴장이 됐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처럼 긴장 되는 만큼 원 없이 즐기고 내려오자고 했다. 그러다보니 결과도 좋았다”고 되돌아봤다.
약 2년의 공백 끝에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 위에 서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다. 그는 “2년 동안 쉬면서 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수술 이후 재활이 잘 됐고 롯데에 와서 전지훈련부터 몸을 착실히 만들었다”면서 “전력투구를 해도 이젠 아프지 않다는 게 행복이었다”고 복귀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전했다.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부위였고 심리적인 상처도 치유하기 힘들 수 있었다. 그는 “마음먹고 복귀를 하려는데 팔꿈치가 다시 좋지 않으니까 화도 많이 났다”면서도 “3번째 수술과 재활을 안 할 수 있게 시즌 생각은 하지 않았다. 몸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재활을 천천히 했다”며 완벽한 재기를 위해 몸과 마음을 추슬렀다고 전했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2008년 두산의 육성선수로 입단해 두산에서만 10년 가까이 뛰었다. 10년 만의 이적에 마음을 다잡는 게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는 “두산에서 10년 동안 있었다. 두산을 떠난다는 것에 기분이 조금 그랬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부산으로 향했다. 다행히 적응에는큰 문제가 없다. “롯데가 뽑아주면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으니 ‘열심히 해서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이적 이후 형들이나 감독님, 코치님들이 정말 잘 챙겨주셔서 적응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컨디션이 나쁜 편이 아니었지만 일단 개막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그는 “코칭스태프에서 생각하셨을 때 아직 몸 상태가 안 올라왔다고 판단하셨으니 개막 엔트리에 안 넣으셨을 것이다. 그리고 저도 마음에 들 정도로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제가 느낀 것과 코칭스태프에서 느끼셨던 것이 딱 맞았다”고 밝혔다.
“몸 컨디션도 좋고 공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 아프지 않고 세게 던질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해서 타자들에게 들이대고 있다”며 다시 던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오현택이다. 2013년 67경기 5승3패 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최고 시즌을 보낸 당시의 느낌과 비교하면 어떨까. 그는 “사실 2013년도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는 수술을 한 번도 안했을 때의 몸 상태고 지금은 수술 두 번이나 했다”면서 “두 번의 수술을 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그 때만큼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속구와 슬라이더, 사실상의 투 피치 투수인 오현택이지만, 2년의 공백 속에서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구종도 추가했지만 코스의 다양성까지 생각 중이다. 그는 “우타자한테는 활용하기 위해 투심을 연마했다. 또 우타자 몸 쪽 슬라이더를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면서 “또 좌타자 상대로는 임경완 재활군 코치님께서 ‘슬라이더 각이 좋으니 좌타자 몸쪽 슬라이더도 던져봐라’고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주 무기가 슬라이더라는 것을 상대 타자들이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그것만 노리고 들어오는 타자들이 많다”며 “몸 쪽 슬라이더와 투심을 잘 조합해서 잘 써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나 생각 한다”고 변화할 투구 내용을 언급했다.
두 번의 수술 뒤에 맞이한 소중한 시즌이다. “안 아프고 시즌 잘 치르는 것이 목표다”고 목표를 밝힌 오현택이다. 그리고 현재 뒤처진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각오도 되어 있다. 그는 “팀 분위기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아직 120경기 이상 남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고 충분히 가을야구 갈 수 있는 팀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팀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르는 ‘애니콜’이 될 것이다”고 굳게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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