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BASE]'판정 항의' 심판진 하소연과 오재원 퇴장

[한용섭의 BASE]'판정 항의' 심판진 하소연과...
[OSEN=한용섭 기자] 선수가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항의하면 퇴장당하는 것이 심판의 권위의식일까. 왜 KBO는...


[OSEN=한용섭 기자] 선수가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항의하면 퇴장당하는 것이 심판의 권위의식일까. 왜 KBO는 올해부터 볼 판정에 대한 선수들의 과도한 항의를 자제시키고,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려 할까.

볼 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다. 이는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는 오히려 더 엄격하다. 타석에서 또는 삼진당하고 덕아웃으로 돌아가면서 한두 마디 판정에 관련된 말을 하면, 심판은 주저없이 퇴장을 선언한다. 일단 퇴장을 선언한 뒤, 선수와 제대로 설전을 벌이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심판이 권위적이어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된 비디오판독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지만, 공 하나하나의 볼/스트라이크 판정까지 기계에다 맡길 수는 없다. 미사일 추적 기술을 활용한 스탯캐스트가 미국에서부터 자리잡고 있지만 스트라이크존까지는 무리다.

심판의 판정에 100% 만족할 수는 없다. 심판도 개개인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다. 이는 베테랑 심판들도 인정하고, 감독이나 선수들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바깥쪽 코스에 조금 후한 A 심판이 있다면, 경기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자신만의 존을 유지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양 팀에 똑같이, 주자가 있거나 없거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김풍기 심판위원장이 임명된 후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조금 높인다고 했다. 사실 룰(스트라이크존)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심판들이 잘 잡아주지 않았던 높은 코스를 룰대로 넉넉하게 잡아준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선 감독,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볼 판정에 대한 얘기를 계속했다. 경험이 적은 저연차 심판은 그런 말에 자신감이 휘둘리고 스트라이크존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결국 시즌 중반이 지나면 존이 다시 원래대로 좁아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하나. 방송사마다 첨단 장비를 이용해 TV 중계 화면에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표시한다. 포수 뒤에서 심판의 눈으로 보는 존과 TV 화면에 평면적으로 표시된 눈금은 차이가 있다. TV를 보는 팬들은 눈금 밖으로 나간 공에 대한 판정을 두고 말하기 좋다.

심판은 TV 화면의 가상의 존에도 영향을 받는다. 베테랑 심판은 "TV 화면에 스트라이크존을 표시하는 것을 없애도 심판들이 한결 눈치보지 않고 소신껏 넓게 볼 거라 생각한다. 젊은 심판일수록 TV 화면에 신경써 스트라이크 콜에 소심해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애매하면 아쉬운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볼로 선언하는 것이다. 프로야구 전체를 위해서도 마이너스다. 스트라이크 선언에 소극적이면 경기 시간은 늘어진다. 가뜩이나 팀마다 투수가 부족(언제든지 넉넉한 적은 없다)한 상황에서 투수들의 교체, 실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기 질도 떨어진다.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오재원이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KBO는 올해부터 선수들의 판정 항의에 더 엄격하겠다고 선언했다. 개막을 앞두고 프로야구선수협회, 감독자 간담회를 통해 "선수들의 항의를 줄여달라"고 부탁했다. 심판들이 주위 얘기에 판단이 휘둘리는 것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선수가 한마디했다고 해서 심판이 바로 퇴장을 선언하지는 않는다. KBO리그 심판은 메이저리그보다 퇴장을 주저한다. 오재원 퇴장 때도 한 차례 실랑이로 끝났다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갔겠지만, 재차 항의하면서 결국 퇴장이 선언됐다.

아쉽게도 오재원은 지난해 6월에도 심판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지난 3일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선수와 심판은 홈플레이트에서 과도한 언성을 주고받았고, 퇴장 당한 오재원은 덕아웃에서 분풀이를 하며 민감한 발언이 방송을 통해 나갔다. 2경기 출장 정지 징계까지 추가로 받았다.

타자들이 타격을 한 뒤 파울이 되면, 심판을 보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어요'라고 묻는 장면이 심심찮게 있다. 코치나 고참 선수들이 신인급 선수들에게 "긴가민가한 코스로 들어온 공을 쳤는데 파울이 되면, 혼자 생각하지 말고 심판에게 볼인지 물어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심판의 존을 확인하는 것, 밑져야 본전이다. 심판이 얘기를 안하면 그만. 보통은 얘기해주는 편이다.

지난해 KBO리그 비디오판독 번복률은 31.8%로 메이저리그 번복률(약 42%)보다 낮았다. 2014년 KBO리그가 후반기에 처음 비디오판독을 도입했을 때도 번복률 40.9%로 메이저리그 번복률(47.3%)보다 낮았다. 조금만 애매한 상황이면 판독을 요청하는 사례가 있어 낮다고 볼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KBO리그 심판들의 판정은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심판들이 잘한다는 말은 아니다. 판정에 더 정확성을 높이고, 설명이 필요할 때는 적절한 소통을 하면서 경기를 원활하게 이끌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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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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