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제구+구속 난조’ 듀브론트, 불안감 남긴 데뷔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4 16: 17

롯데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31)가 첫 등판에서 제구의 일관성 유지에 애를 먹으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듀브론트는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6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점)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위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제구가 계속 흔들렸다. 좌우 존이 좁은 영향도 있었으나 그 핑계를 대기에는 빠지는 공이 너무 많았다. 5개의 볼넷이 이를 상징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 하나는 KBO 리그 정상급 투수였다. 최근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2010년 보스턴에서 데뷔한 이래 통산 118경기(선발 85경기)에서 31승(26패)을 거뒀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1승씩을 따내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기도 했다.

시범경기 성적도 좋았다. 개막을 앞두고 비교적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시범경기 2경기에서 9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9이닝 동안 탈삼진은 8개였다. 성적에서 보듯 기량 자체는 특급이었다. 문제는 저조했던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그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느냐, 그리고 KBO 리그에 무난히 적응할 수 있느냐였다. 다만 이날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스트라이크존 적응에도 문제를 드러냈다. 포심패스트볼로 몸쪽을 줄기차게 공략했으나 주심의 손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물론 특정 심판과의 궁합 차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스플리터성 투심패스트볼은 손에서 빠지는 경우가 종종 보였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터무니 없이 높게 들어가거나 유인구가 존에서 너무 멀어지는 경우가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분명 제구가 좋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구속도 기대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았다. 평균 140km대 중반대를 기대했으나 최고가 그랬다. 대다수의 포심패스트볼이 145km 아래에 머물렀다. 최고는 146km, 평균은 141km였다. 포심 54구, 커브 15구, 체인지업 27구, 투심 8구를 던졌다. 다만 이 부분은 날이 조금 따뜻해지면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가장 큰 고비로 여긴 1회부터 제구가 흔들렸다. 선두 정진기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정진기에게 도루를 내줬고, 나주환에게도 다시 볼넷을 허용해 피안타 없이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최정 타석 때는 폭투까지 나왔다. 듀브론트는 물론 포수 나원탁까지 덩달아 흔들렸다. 이날 전체적으로 견제구를 받는 1루수 채태인도 다소간 고생을 해야 했다. 
최정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는 낮은 코스를 선택했으나 결국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로맥과의 승부에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때의 투구수는 26개였다. 다만 1사 1,2루에서 한동민 김동엽을 뜬공으로 처리하고 겨우 1회를 마쳤다. 1회 투구수만 40개였다.
2회부터 조금씩 안정을 되찾기는 했다. 패스트볼이 위로 날리는 경우는 조금 줄어들었고, 체인지업성 공을 섞으며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갔다. 다만 3-2로 앞선 3회 공이 몰리며 2실점했다. 발단은 역시 볼넷이었다. 2사 후 정의윤에게 볼넷을 내줬다.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여기서 한동민에게 우익수 옆 2루타, 김동엽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투구수가 불어날 대로 불어난 상황에서 4회에는 동료 실책으로 곤경에 빠졌다. 1사 1루에서 최정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듀브론트가 침착하게 2루로 던졌으나 2루 베이스 위에 있던 번즈가 이를 놓쳐 주자와 타자가 모두 살았다. 결국 로맥에게 또 볼넷을 내줬고 정의윤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고 비자책 1실점을 떠 안았다. 4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진 듀브론트에게 5회는 무리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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