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의 새 동력? 롯데, 개막 엔트리 신예 4인의 의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24 06: 21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의지 속에는 팀의 젊은 피를 성장시켜 팀을 보다 신선하게 만들겠다는 속내도 분명하다.
롯데는 지난 23일, 2018시즌 개막전에 나설 엔트리를 발표했다. 144경기 중 1경기에 불과하고 엔트리는 매일매일 바뀔 수 있지만, 개막전 엔트리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 팀이 어떤 방향을 갖고 어떻게 선수들을 꾸려나가며, 운영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이 담겨 있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롯데는 부상으로 낙마한 고효준,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김원중, 송승준이 개막전 엔트리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시범경기 막판까지 경쟁한 투수 오현택, 박시영, 노경은, 조무근, 내야수 김상호, 정훈, 포수 김사훈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인천행 버스에 몸을 싣지 못했다. 그리고 27인 엔트리에 신예 선수들, 지난해에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투수 윤성빈, 포수 나종덕, 나원탁, 내야수 한동희가 그 대상이다.

일단 모두 1990년대 생으로 젊다. 윤성빈과 한동희가 1999년생으로 팀의 막내를 담당하고 있고, 나종덕이 1998년생, 나원탁은 1994년생이다. 지난해 개막전 엔트리 기준으로 투수진 막내는 배제성(현 kt·1996년생), 야수진은 오태곤(현 kt), 나경민(이상 1991년생)이었다. 지난해보다 투수진 막내의 나이는 3살, 야수진도 8살이 젊어졌다.
무늬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이 아니다. 이들만 각 포지션마다 향후 팀의 10년을 책임져야 할 기대주이자 재목들이다. 일단 포수진의 나원탁과 나종덕은 당장 1군 경험이 부족하지만 올 시즌 안방을 책임져야 한다. 강민호의 삼성 이적으로 후계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동안 포수진의 무한 경쟁을 촉발시켰다. 일단 지난해 백업 포수 경험이 있는 김사훈이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었지만,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는 더 어리고, 경험이 적지만 가능성은 풍부한 나원탁, 나종덕, 이른바 ‘나나랜드’ 포수진에게 개막 시리즈를 맡길 전망이다. 일단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1~2경기 활약상에 따라 엔트리가 변화될 일은 없을 것이다. 꾸준하게 기회를 주고 경험치를 쌓게 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터득할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가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조원우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사인 같은 것도 스스로 내게 한다. 승부처에서는 배터리코치가 사인을 내는 장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 터득하고 깨우칠 수 있도록 맡기는 편이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내야수 한동희는 10개 구단 중 순수 신인으로서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4명 중 한 명이다. 이미 ‘리틀 이대호’라는 호칭을 고등학교 시절부터 들었고, 그 명성을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바 있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3루수로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것이 한동희이기도 하다. 지난해와 올 시즌 모두 3루수 자리의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롯데였기에 새얼굴인 한동희의 등장은 반갑기만 하다. 한동희는 이제 개막전 선발 출장까지 노리는 상황이 됐고, 향후 3루 라인을 책임질 선수로 성장할 원년이 올 시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투수 윤성빈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했지만, 구단이 금지옥엽 다뤘다. 어깨 통증이 지속되지 약 1년 간 공을 못 만지게 했고, 어깨 재활을 모두 마친 후에야 공을 잡고 마운드에 오르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제는 팀의 선발진 한 자리를 노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마침 박세웅이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는 불의의 상황이 발새하자 1순위로 호출을 받았다. 그리고 윤성빈은 오는 25일 SK와의 개막 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즉시 전력감들을 수혈하면서 지난해 3위의 성적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신예 선수들의 성장과 세대교체도 잊지 않았다. 한 야구 해설위원은 “신인은 물론 신예 선수들이 활약하면 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며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팀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가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킨 신예 4명 모두에게 이런 역할을 기대할 것이다. /jhrae@osen.co.kr
[사진] 나원탁-나종덕-한동희-윤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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