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DH·우타자 과포화’ NC, 최준석 영입 교통정리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2.12 10: 00

사령탑의 의지가 반영된 영입이다. 최준석(35)이 들어오면서 NC는 비슷한 유형의 타자들과 공존과 교통정리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됐다.
NC는 지난 11일 FA 최준석을 롯데와 무상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다. 세대교체의 노선을 밟던 NC의 행보와는 다소 거리가 먼 듯했지만, 김경문 감독의 요청으로 최준석 영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구단 역시 최준석과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면서 최준석의 체중 감량과 돈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 등 선수 생활 연장의 의지를 확인하면서 영입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영입 이후의 문제는 고스란히 현장의 몫으로 남게 됐다. 최준석의 공식 포지션은 내야수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지명타자 자원이다. 수비의 경우 기본적인 수비 센스를 갖고 있다고는 하나 좁은 수비 범위 등이 아쉬움이 남았다. 주루 역시 플러스 요인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이는 최준석이 갖고 있는 타격적인 면으로 어느 정도 커버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호준의 자리를 채운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호준 이후 지명타자 및 1루수로 육성을 시켜야 했던 기존의 자원들과 어떻게 공존을 해야 하고 어떻게 포지션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지가 이제는 고민거리로 남게 됐다. 뎁스 차트를 구성했을 때, 이 자리에 포진하는 선수는 현재 모창민과 강진성, 조평호, 넓게 보면 박석민과 권희동까지 이 자리에 들어간다. 공교롭게도 모두 우타자들이다.
모창민은 지난해 주로 지명타자로 활약했고, 3루수, 1루수 등 수비까지 소화했다. 136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17홈런 9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6의 기록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박석민이 주전 3루수로 나설 것이지만, 박석민과의 체력 안배를 위해 3루수로 들어갈 수도 있고, 역시 주전 1루수인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와 1루수를 번갈아가며 맡을 수도 있다. 본인 역시 수비에 대한 의지가 있는 만큼 지명타자를 주로 맡으면서 수비까지 가능한 만능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이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에 본인 역시 동기부여가 강하다.
강진성은 타격적 재능을 갖고 있지만, 아직 수비 포지션을 갖지 못한 것이 흠. 지난해 28경기 타율 2할9푼6리(27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OPS 0.925를 기록했다. 타자 육성에 공을 들인다면 첫 선에 꼽힐 선수다.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캠프 당시 강진성의 외야수 활용 가능성을 암시했으나, 기존 외야 자원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결국 타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해야 한다.
조평호 역시 생존을 위해 3루와 1루를 병행해가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2군과 1군을 오가며 매년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매번 아쉬움이 남았다.
권희동과, 박석민은 각각 좌익수, 3루수로 수비 포지션을 갖고 있다. 그러나 권희동의 경우, 이종욱, 김성욱, 이재율 등 발 빠른 외야수들과의 수비 경쟁력을 비교한다면 아쉬움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지명타자가 더 맞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석민도 최근 잔부상에 많이 시달렸던 만큼 풀타임 3루수 보다는 체력 안배를 위해 지명타자로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사실 최준석이 들어오면서 지명타자와 수비 포지션 간의 유동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최준석이 지명타자 한 자리를 차지할 경우, 나머지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잃게 된다. 또한 엔트리 운영 역시 쉽지 않을 전망. 승부처라고 판단하면 대타와 대주자 등을 경기 초반일지라도 투입 시키는 김경문 감독의 성향을 생각하면 주루에서 큰 플러스 요인을 찾기 힘든 최준석은 대주자가 필요한 선수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롯데에서 1점이 필요할 경우, 최준석이 출루했을 때는 대주자로 교체되곤 했다. 만약 최준석이 벤치에서 대기할 경우에도 대타 이후 대주자 투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전망.
최준석이 타율 3할 20홈런 90타점 OPS 9할 이상의 생산력을 선보일 경우 이 같은 부분들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엔트리 운영을 비롯해 기존 우타자들의 공존과 교통정리가 다소 애매하게 남을 수 있다.
최준석이 받는 5500만원의 연봉이 주전 자리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미 같은 포지션에 비슷한 유형의 우타 자원들이 포진한 가운데 최준석이 합류했기에, 공존과 생존 경쟁, 그리고 교통 정리에 대한 기존 선수들의 압박감과 경기 운영에 대한 고민은 늘어날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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