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리포트] "우승 해야죠" PS 이상 바라보는 넥센의 도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11 06: 11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내걸었던 넥센이 달라졌다.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자신있게 우승을 입에 담는다. 그 자신감의 원천은 어디일까.
우승은 신이 점지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전력이 좋은 팀이라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고, 또 장담해서도 안 된다. 우승을 마다할 팀이야 없겠지만, 시즌 시작을 앞두고는 조심할 수밖에 없다.
2018 넥센은 조금 다르다. 넥센은 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캠프지에서 만난 넥센 선수들은 망설이지 않고 우승을 얘기하고 있다. 예년까지 '가을야구가 목표다'라고 밝히던 분위기와 달라진 것.

넥센은 2013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그 기록에 마침표가 찍혔다. 올 시즌 넥센의 객관적인 전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제이크 브리검과 마이클 초이스가 시작부터 함께한다. 거기에 '건강하다면' 10승 이상을 기대할 에스밀 로저스도 함께 했다. 외인 구성만 놓고 보면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거기에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올랐던 박병호가 가세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KBO리그에서 박병호의 파워는 여전히 최정상 수준이다. 기존 서건창-이정후-초이스-김하성이 꾸리는 타선에 박병호가 가세한 이상 타선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최원태와 조상우, 한현희 등 부상 전력도 제 컨디션을 회복했다.
강한 전력. 이건 어디까지나 구상일 뿐이다. 하지만 넥센 선수들은 주저없이 우승 이야기를 꺼낸다. 박병호부터 그렇다.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서 뛰었던 박병호는 3년 만에 넥센 소속으로 캠프를 치르고 있다. 그는 "예전 넥센 소속일 때 나를 비롯한 선수들은 목표로 '가을 야구'를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승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 상승. 박병호는 "감독님 뜻이 그렇고, 코칭스태프와 모든 선수들 생각이 일치한다. 잘 만들어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저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넥센은 선발진과 타선 모두 탄탄하다. 여기에 내가 건강함만 유지한다면 조화를 잘 이룰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건강하다면 15승도, 20승도 자신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팀은 가을 야구 이상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하성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김하성은 "신인 때부터 한국시리즈에 갔고 이후에도 포스트시즌을 매년 했다. 지난해 가을은 낯설었다"고 회상했다. 김하성은 "팀원 전원이 모여서 미팅했을 때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목표를 제시했다. 선수단은 그 전부터 우승을 생각했다.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정석 감독으로서는 흡족할 수밖에 없다. '전력이 여러 모로 탄탄하다'는 질문에 너털웃음을 지은 그는 "그렇게 봐준다니 고맙다. 파트별로 뜯어봤을 때 전력은 괜찮다"고 답했다. '선수들이 먼저 우승을 이야기한다'고 질문하자 "감독으로서는 바랄 게 없다. 내가 주문하지 않아도 먼저 우승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팀원 전체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 곳을 보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객관적인 전력 보강도 있지만 구단 전체가 한 가지 목표로 합심했다. 대표이사 문제로 시끌시끌하지만 오히려 더욱 단단해진 넥센 선수단이다. 한 층 높아진 그들의 목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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