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탯줄 자른 문성민, 최태웅 감독 믿음에 화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1.18 05: 50

"감독님 배려 덕분에 탯줄도 잘랐다". 
현대캐피탈 주장 문성민(32)은 지난 16일 둘째 아들의 탄생을 지켜봤다. 17일 KB손해보험과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최태웅 감독의 배려로 서울 산부인과에서 아내 곁을 지켰다. 당초 예정일보다 하루 이틀 늦어졌고, 유도 분만을 하느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애 낳는 것을 보고 오라"며 경기 전날 훈련에서 문성민을 제외했다. 오후 4시 시작되는 훈련에 맞춰 문성민이 2시까지 천안에 내려오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최태웅 감독은 "출산을 다하고 가족들과 조금 더 있다 내려오라"며 만류했다. 그렇게 문성민은 둘째의 탯줄을 직접 잘랐다. 

문성민은 "감독님께서 경기 전날인데도 불구하고 훈련을 빼주셨다. 오전에 빨리 갔다 오려 했는데 감독님 배려 덕분에 탯줄도 잘랐다.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오히려 최 감독은 "저녁에 천안으로 내려온 뒤 야간에 혼자 연습을 하더라"며 문성민의 남다른 책임감에 신뢰를 보냈다. 
팀 훈련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둘째를 얻은 문성민은 책임감으로 더 강해졌다. KB손해보험전에서 14득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 54.16%로 활약했다. 4라운드 들어 체력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졌고, 출산 문제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주장답게 흔들림 없이 활약했다. 
최 감독은 "피곤함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주장답게 잘해줬다. 둘째도 낳았으니 앞으로 돈을 많이 벌어야 할 것이다"며 웃은 뒤 "힘들었을 텐데 주장다운 책임감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안드레아스가 흔들릴 때도 중심을 잘 잡아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문성민도 "둘째를 낳으면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체력적으로 4라운드 들어 지치긴 했지만 감독님께서 훈련량을 조절해준 덕분에 버텨낼 수 있었다. (올스타) 휴식기 때 체력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며 남은 5~6라운드 활약도 다짐했다. 
한편 2년 전 첫째 아들 시호군을 얻은 문성민은 아직 둘째 아들의 이름을 짓지 못했다. 태명은 '하늘이 준 선물(present)'이란 의미의 '하프'. 문성민은 "아직까지 느낌이 확 오는 이름이 없다. 계속 생각해 보겠다"며 "첫째는 벌써부터 공만 보면 아빠를 외친다. 커서 배구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시켜야 할 것 같다"고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어보였다. /waw@osen.co.kr
[사진] 천안=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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