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kt 김종성에게서 '경찰청 최형우'를 봤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1.16 16: 00

"경찰 야구단에서 뛸 때 최형우랑 비슷한 느낌이다". 지난해 kt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김종성(24) 향한 김진욱 kt 감독의 평가다. 김종성은 또 하나의 육성선수 신화를 준비 중이다.
김종성은 경남고-경성대를 졸업한 뒤 지난해 육성선수로 kt에 입단했다. 2017년 퓨처스리그에서 72경기 출장, 타율 2할8푼5리, 5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8을 기록했다. 육성선수임에도 자질을 인정받아 퓨처스리그 주전 외야수 자리를 도맡았다.
그러나 김종성은 프로 데뷔 시즌을 '불만족'으로 표현했다. 김종성은 "내가 잘했다기보단 감독님, 코치님이 기회를 많이 주셨을 뿐이다. 찬스에서 너무 약했다"라고 자평했다. 원인으로는 힘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을 꼽았다. 마무리캠프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요령을 터득한 김종성이다.

김진욱 감독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종성은 김진욱 감독과 이상훈 퓨처스팀 감독의 눈에 들었고,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도 발탁됐다. 김진욱 감독은 마무리캠프 말미, 가장 기량이 발전된 선수로 주저없이 김종성을 꼽았다.
김 감독은 "나만 좋아진 걸로 봤나 싶었는데 다른 코치진들도 (김)종성이 칭찬에 여념없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진욱 감독 표현에 따르면, 힘으로만 스윙하던 김종성이 궤도를 찾았다고. 30일 넘게 진행된 캠프 내내 그 궤도를 유지하며 가장 좋은 컨디션을 과시한 선수가 김종성이었다.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 때 모습만 보면,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이어 김 감독은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꺼냈다. "종성이에게 최형우 냄새가 난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6라운드로 입단했다. 당시만 해도 포수였던 그는 2005년까지 4년간 대타와 대수비로 1군 6경기 출장, 7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비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2005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최형우는 경찰 야구단 창단 1기로 군 입대하며 야구 인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최형우는 1년차인 2006년, 타율 3할4푼4리, 11홈런으로 이 부문 팀내 1위 기록을 휩쓸었다. 2년차에는 더욱 만개했다. 당시 최형우는 타율 3할9푼1리, 22홈런, 76타점, 72득점으로 2군 북부리그 타격 부문 7관왕(타율, 최다안타, 2루타,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에 올랐다. 최형우는 삼성에 화려하게 복귀했고, 리그를 주름잡는 타자로 성장했다.
김진욱 감독은 김종성에게 '경찰청 최형우'를 봤다. 김진욱 감독은 최형우가 경찰 야구단 2년차였던 2007년, 두산 퓨처스팀 투수코치로 최형우를 마주한 바 있다. 아직 완전히 영글지 않았음에도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던 그 최형우의 모습을 김종성에게 기대하는 셈이다.
김 감독의 이러한 극찬을 비밀로한 채 김종성에게 롤모델을 물었다. 그는 공교롭게도 최형우를 롤모델로 꼽았다. 김종성은 "우리나라 최고의 해결사 아니신가. 내가 감히 따라잡기 어려운 위치에 계시지만, 그 해결 능력만큼은 정말 배우고 싶다"고 혀를 내둘렀다.
구체적인 상황도 그리고 있다. 김종성은 팀이 지고 있는 8회말 주자 2·3루, 역전 이끄는 결승타를 때려내는 상상을 한다. 구체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김종성은 "역전타를 때려내고 인터뷰 하는 것까지 준비 중이다. 8회에 때려내는 역전 결승타가 뭔가 멋있어 보인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등번호 108번. 육성선수로 입단한 그는 남들보다 숫자 하나를 등에 더 새기고 있다. 김종성은 "처음에는 시합 나갈 때 찜찜했다. 지금은 괜찮지만, 두 자릿수 등번호로 바꾸고 싶긴 하다"며 소박한 꿈을 드러냈다. 그는 "팀을 위해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kt에서 오래 야구하고 싶다"는 다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ing@osen.co.kr
[사진 아래]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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