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안우진 자체징계, 타이밍 너무 늦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1.12 05: 56

넥센이 대형신인 관리와 교육에 소홀했다.
넥센은 지난해 10월 2018년 프로야구 신인 1차로 지명한 안우진(20)과 구단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 6억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193cm, 95kg의 우수한 신체조건을 지닌 안우진은 150km 초반대의 빠른 직구를 구사하는 즉시 전력감으로 통한다.
문제는 안우진이 휘문고 재학시절 후배에게 야구배트를 이용해 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드러난 것. 당시 휘문고에서 학교폭력방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렸고, 안우진의 폭력행위가 사실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1월 안우진에게 3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앞으로 안우진에게 태극마크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중징계다.

안우진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을 때, 소속팀 넥센은 “피해자들에게는 이미 충분히 사과를 하고, 합의를 했다. 아마추어 시절 벌어진 일이다. 2017년까지 안우진은 아마추어 선수 신분”이라며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KBO 역시 안우진을 징계하지 않을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따가웠다. 폭력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프로야구에서 아무런 징계 없이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KBO 차원에서 징계를 하지 않더라도 넥센 구단이 자체징계를 내리는 것이 순서라는 일반적인 시선이다.
결국 안우진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0일 열린 2018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다. 이 자리서 취재진과 만난 안우진은 '지난 일은 잊고 야구에 전념하겠다'는 내용의 인터뷰로 화를 키웠다.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보다는 자칫 폭력사태에 대해 반성하지 않아도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는 인터뷰였다.
넥센 구단도 할 말이 있다. 고형욱 넥센 단장은 11일 “오래전부터 안우진의 자체징계를 논의했다. 공식석상에 보내기 전에 징계를 하지 않은 것은 구단의 실수가 맞다. 선수가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닌데 의미전달이 잘못됐다. 조만간 안우진에 대한 징계를 확정해 발표할 것이다. 중요한 사안이라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해명했다.
안우진의 징계가 1군 경기 출장정지로 한정될 경우 실질적으로 징계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어차피 고졸신인 안우진이 1군에서 뛰려면 적응기간이 필요하기 때문. 시즌 초반 2군에서 적응을 하는 기간을 출장정지 징계로 삼는다면 실제로는 안우진이 징계로 인해 뛰지 못하는 일은 없게 된다. 
고형욱 단장은 “우리 구단이 안우진에게 계약금 6억 원을 안긴 이유는 분명하다. 안우진이 즉시 전력감이라고 생각해 데려왔다. 안우진이 당장 1군에서 뛰지 못한다면 분명한 징계”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우진은 국가대표 3년 정지 징계에 대해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자칫 안우진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다는 태도로 비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고형욱 단장은 “징계심의가 열릴 때 안우진이 출석을 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휘문고에서 안우진에게 일정을 통보하지 않았다. 안우진이 자신의 혐의를 직접 소명할 기회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징계를 받았다. 이에 재심을 청구한 것이다. 본인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소명할 기회를 갖고 싶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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