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재계약률↑’ 안정감 찾아가는 외인타자 시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1.11 06: 11

KBO 리그의 외국인 타자 시장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외국인 확대 시행 이후 다소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구단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노하우’를 정착시켜가는 단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NC는 10일 팀의 중심타자인 외국인 선수 재비어 스크럭스와의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의 조건이다. 스크럭스는 지난해 115경기에서 타율 3할, 35홈런, 1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97의 뛰어난 성과를 냈다. 어마어마했던 전임자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었다. NC는 스크럭스를 놓을 이유가 없었다.
이로써 KBO 리그의 2018년도 외국인 타자 라인업도 서서히 완성되고 있다. 예년에 비하면 재계약률이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현재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 팀은 두산과 LG, 한화 정도다. 이 중 한화는 윌린 로사리오와의 재계약을 희망했으나 한신의 돈다발 공세에 놓친 케이스다. 사실상 80%는 재계약에 골인했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의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 또한 아주 형편없는 성적은 아니었다.

그간 외국인 타자는 상대적으로 투수들에 밀려 찾는 이가 없었다. KBO 리그의 외국인 타자 붐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외국인 선수 보유가 3명으로 늘어난 시기다. 대신 3명을 동일한 포지션으로 꾸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각 구단들이 외국인 타자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2014년 초기에는 각 팀들이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다. 한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투수의 경우는 그간 쌓아둔 리스트들이 많았다. 한 선수를 1~2년 이상 충분히 관찰하기도 했다. 다만 야수는 거의 뽑을 일이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정보 수집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떠올렸다.
시간적으로도 제약이 있었다. 각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들이 1년을 현지에 머물지는 않는다. 특정 시기를 정해놓고 출국한다. 선발투수야 3~4경기를 보면 대충 장·단점이 다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야수는 다르다. 장·단점 파악이나 상황 대처 능력을 보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심지어 한 경기 내내 수비력을 보일 기회가 없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많은 구단들이 데이터나 평판에 의존한 선발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잦은 교체가 이뤄지기도 했다. 넥센처럼 아예 외국인 타자를 전력에서 크게 보지 않는 팀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성과는 달랐다. 각 구단들의 정보력이 높아지면서 노하우가 생기고, 여기에 ‘실탄’이 늘어나면서 좀 더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KBO 리그를 찾고 있다. 여기에 KBO 리그의 타고투저 흐름이 기름을 부었다는 시선도 있다. 외국인 타자를 지도하는 방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내년에도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은 큰 기대를 모은다. 로저 버나디나(KIA), 멜 로하스 주니어(kt), 마이클 초이스(넥센)는 외야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검증받았다. 스크럭스나 다린 러프(삼성), 제이미 로맥(SK)은 올해 이상의 홈런과 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대포들.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한 앤디 번즈(롯데)는 공격에서도 더 나아진 활약이 기대된다.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도 각자 장점이 있어 외인 타자 열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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