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김주찬-정근우, FA 계약 적정 조건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1.10 06: 06

만 36~37세 베테랑의 FA 계약 적정 조건은 어떻게 될까. 
2018 FA 시장에서 예상 밖 장기전을 치르고 있는 김주찬(37)과 정근우(36). 첫 번째 FA 때는 각각 50억원, 70억원 대박을 터뜨렸지만 두 번째 FA에선 한파를 맞고 있다.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갖춘 두 선수이지만, 적잖은 나이 때문에 계약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1981년생 김주찬은 만 37세, 1982년생 정근우는 만 36세. 두 선수 모두 3년 이상 보장된 계약기간을 원하고 있지만 원소속팀 KIA와 한화는 2년으로 묶고 있다. KIA는 2+1년으로 옵션을 추가 제시했고, 한화는 옵션 없이 2년 계약안을 고수하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만 36세 이상 베테랑 FA 선수 중에서 3년 이상 보장 계약을 따낸 선수는 10명 있다. 이 가운데 4년 계약짜리 계약은 2013년 두산 홍성흔(36세·31억원), 2015년 LG 박용택(36세·50억원), 2016년 넥센 이택근(36세·35억원), 2016년 롯데 송승준(36세·40억원) 4명뿐이다. 
FA 시즌 성적을 본다면 김주찬이나 정근우도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예년 같았다면 4년 계약을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 리그 전체로 베테랑 선수들의 설자리가 좁아졌다. 야구인 출신 단장들이 자리 잡으며 냉정한 가치 평가가 이뤄졌다. 위험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 한다. 김주찬은 과거 부상이 잦았고, 정근우도 무릎 부상 이후 주력이 떨어졌다. 
36세 이상 FA 계약 선수 중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쇠퇴를 보인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2012년 36세의 나이에 두산과 3년 32억원에 계약한 김동주, 2014년 40세에 3년 25억5000만원에 사인한 LG 이병규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선수 생활 말년에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4년 계약을 한 홍성흔 역시 마지막 2년은 부진했다. 이택근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예외 케이스도 있다. 박용택이 그렇다. 박용택은 FA 계약 이후 만 36~38세로 보낸 3년간 404경기에서 타율 3할3푼9리 510안타 43홈런 263타점 OPS .883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 기간 리그 전체 타율 3위일 정도로 대단한 활약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박용택처럼 할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김주찬과 정근우는 나이가 들어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며 롱런하고 있다. 과거 전성기에는 빠른 발을 앞세워 공수주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냈다면, 주력이 떨어진 30대 중반 이후로 장타력을 장착하며 타격을 극대화했다. 앞으로 몇 년은 더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수비나 주루 가치는 떨어졌다. 
한 관계자는 "김주찬과 정근우 모두 주력이 예전만 못하다. 수비력도 떨어지고 있다. 중장거리 타자로 변화했지만, 예전만큼 매력이 있는 건 아니다"고 짚었다. 다른 팀으로 이적이 어려운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시간은 결국 구단 편. 이전 베테랑 FA들보다 좋은 대우는 어려워진 분위기다. /waw@osen.co.kr
[사진] 김주찬-정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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