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김호영 "'라스' 윤종신과 콜라보? 트로트 잘 되면 성사될지도.."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1.09 09: 08

뮤지컬 배우 김호영은 다양한 얼굴을 지닌 만능 엔터테인먼트다. 본업인 뮤지컬계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한 것은 물론 배우, 트로트 가수, MC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기 때문. 최근에는 MBC 예능 '복면가왕', '라디오스타' 등에서 특유의 예능감을 아낌없이 분출하기도 했다.
현재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무대에 오르며 뮤지컬 '킹키부츠' 연습을 소화하고, 트로트 신곡 '인생은 짜라짜' 발매를 준비하는 등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상황. 이에 OSEN은 어떤 장르에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표출할 줄 아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김호영을 만나 다양한 대화를 나눠봤다.
이하 김호영과의 일문일답

Q. 요즘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신 것 같아요. 
"네. '거미여인의 키스'는 공연 중이고 '킹키부츠'는 연습 중이에요. 그런 와중에 '복면가왕'과 '라디오스타'의 영향으로 다른 일들도 꽤 들어오고 있어요. 내년 상반기 방송에서 또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Q. 작품 홍보를 해주신다면요?
"두 작품 모두 제가 지난 시즌에 했던 것들이에요. 연극도, 뮤지컬도 2년여 만에 다시 함께하게 됐죠. 두 작품이 워낙 스타일이 달라요. '거미여인의 키스'는 2인극이고 캐릭터의 성향이 여성스럽거든요. 반면 '킹키부츠'에서는 남성적인 구두공장집 아들 찰리 역을 맡게 됐죠. 지난 시즌에서도 여장 남자 이미지가 강한 제가 찰리를 연기하다 보니 반전 매력이 있었는지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연습하면서 정말 신나고 행복한 작품이에요. 이번 시즌에서도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서 함께하게 됐고요."
"사실 제가 처음 '킹키부츠' 오디션을 본다고 했을 때 제작사 쪽에서 살짝 꺼려 하셨어요. 그동안 제가 뮤지컬 배우로서 해왔던 이미지가 있다 보니 찰리 역할에는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셨죠. 하지만 막상 오디션을 보니 반응이 예상외로 좋았어요. 워낙 기대치가 없었다 보니 오히려 효과가 더 컸던 것 같아요."
Q. 지난 시즌에서 함께했는데도 오디션을 따로 보나요?
"네. 뮤지컬은 아무리 초연을 했던 배우라도 다른 시즌에서 대부분 오디션을 다시 봐야 해요. 많은 분들이 이 점을 의외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오디션을 보는 이유는 전 시즌보다 더 배역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배우 입장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도전의 계기가 되고요. 라이선스 뮤지컬인 경우는 대부분 매 시즌마다 오디션을 따로 봐요."
Q. 여장 남자 이미지가 강한데요. 예전부터 그랬던 건가요? 아니면 작품을 하게 되면서 변하게 된 건가요?
"제가 남자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연극부에 있다 보니 여자 역할을 맡게 됐고요. 저뿐만이 아니라 항상 누군가는 맡았던 역할이었고 저희 학년에서는 제가 피부색이 하얗고 목소리가 하이톤이라 하게 됐죠. 청소년 연극계에서도 '여학생보다 더 여자 연기를 잘 하는 남학생'으로 유명했어요. 대학교 입시를 볼 때 즉석에서 여장 남자 역할을 시켰을 정도로요. 뮤지컬 데뷔작인 '렌트'의 엔젤도 여장 남자 역할이에요. 데뷔를 했을 때 나이도 어린애가 큰 역할을 맡았는데 역할에 딱 맞아떨어지니까 이슈가 됐죠. 이후로도 비슷하면서 굵직한 역할들을 맡게 됐고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런 과정들을 거쳐 자연스럽게 여장 남자 타이틀이 생긴 것 같아요."
Q. 이미지가 고착화된 점이 아쉽진 않으신가요?
"다른 분들이 걱정해주시는 만큼 크게 우려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배우고 개인적으로 이도 저도 아니게 흐리멍텅한 것보다는 확실한 색깔이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만 저도 나이를 먹게 되니 저만의 색깔이 어느 순간 독이 될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스스로를 '한 가지만 하는 게 아니라 한 가지를 더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쟤는 저것만 잘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요. 정성화, 조승우 선배님이 그동안 했던 작품들을 묶으면 '뭐든 다 잘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했던 작품들을 묶으면 '이것도 잘해'가 아닌 '이런 걸 잘해'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처음엔 '성향이 비슷하긴 했어도 성격이 다 다른 캐릭터인데 어떻게 하나의 카테고리로 보지?'라고 생각했는데 냉정하게 따져보니 공연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선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어떤 변화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도전한 작품이 바로 '킹키부츠'에요."
Q. 최근 '복면가왕'과 '라디오스타' 출연으로 화제가 됐어요.
"사실 예전에는 제 고착화된 이미지를 없애보고 싶어서 '킹키부츠'에 캐스팅된 후 이전에 SNS에 올렸던 유니크한 게시물들을 다 지워버린 적도 있어요. 의도적으로 흰 셔츠에 면바지만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 '복면가왕'과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뒤 생각이 바뀌게 됐어요. 꾸민 모습이 아닌, 평소 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렸더니 더 좋은 반응이 생겼거든요. 지인들도 '평소 네 모습이어서 좋았다'는 말을 많이 해줬죠. 제가 '킹키부츠'에서의 역할을 생각해 인위적인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그 정도의 반응을 얻진 못했을 거예요.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건 아니니까 애써 포장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요. '킹키부츠'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그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계기를 통해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언젠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Q. 곧 트로트 신곡도 발표할 계획이에요.
"제가 트로트를 정말 좋아해요. 언제나 늘 갈망해왔죠. 예전 인터뷰를 모아 보니 항상 트로트 이야기가 나왔더라고요. 가끔 제가 트로트를 한다고 하면 혹시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싶어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럼 저는 '트로트로 대박이 나면 날 안 쓰겠어? 혹은 안 써도 행사나 예능을 많이 하면 되지'라고 답하죠.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에요."
"제가 뭘 하건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버릴 수 없다는 점도 (도전을 감행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에요. 뮤지컬이 제게 무척 든든한 백그라운드라고 생각하거든요. 다행히 노래, 춤, 연기가 다 섞여있는 장르니까요. 예를 들어 장혁씨나 소지섭씨가 음원을 낸다고 해서 배우로서의 활동에 제약을 받는 건 아니잖아요. 단지 장르가 트로트다 보니 우려를 해주시는 것 같은데 전 그 장르를 좋아해서 음원을 내는 것뿐인 걸요. 이것도 '호이스럽게' 내는 거니까요. 저는 그냥 좋아하는 걸 하고 싶어요. 반응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제가 좋아하는 걸 하는 거니까 만족해요. 어떤 분들은 산만하다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다재다능의 아이콘'으로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이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죠."
Q. 트로트가 아닌 장르는 생각이 없으신가요?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스스로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요. 하지만 트로트는 잘 불러요(웃음). 언젠가 제 앨범을 낸다면 트로트와 팝페라곡, 민요 등을 트랙으로 넣고 싶어요. 제가 '복면가왕'에서 자자의 '버스 안에서'를 부른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았거든요. '버스 안에서' 리메이크도 넣어보고 싶고요. 만약 자자가 '슈가맨2'에 나오면 절 꼭 불러주시면 좋겠어요(웃음)."
Q. 혹시 '라디오스타'에서 만난 윤종신씨에게 곡을 받는다면요?
"저한테까지 올까요(웃음)? 안 그래도 최근 윤종신 선배님을 카페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선배님께서 절 기억해 주시면서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연이 닿으면 같이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씀해 주셨죠.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트로트가 잘 되면 진짜 성사될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우선 초석을 잘 닦아놔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 nahee@osen.co.kr
[사진] JI&H 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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