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 하락+탈잠실' 니퍼트, kt 믿음에 응답할 숙제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1.08 06: 01

새 출발을 앞둔 더스틴 니퍼트(37·kt). 그만큼 증명해야할 것도 많다.
니퍼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대표 장수 외국인 투수다. 지난 2011년 두산과 계약을 맺은 그는 7시즌 동안 통산 185경기에 나와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며 효자 외국인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 2016년에는 22승을 거두며 한 시즌 외국인선수 최다 승리 타이 기록을 이룬데 이어, 지난해 역시 14승으로 최다승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지만, 2018년 니퍼트는 두산이 아닌 kt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2017 시즌 210만달러를 받았던 니퍼트는 두산과의 연봉에서 차이를 보였고, 결국 두산을 떠나게 된 것이다.

약 한 달여의 시간을 소속팀없이 애만 태우던 니퍼트를 향해 kt가 손을 내밀었고, kt는 지난 4일 니퍼트와 총액 10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재취업'에는 성공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니퍼트를 향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걱정은 2017년 시즌 말미에 보여준 '뚜렷한 하락세'다. 올 시즌 니퍼트는 14승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06으로 지난해 2.95보다 크게 상승했다. 무엇보다 평균자책점 전반기에는 3.41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기에는 4.99로 치솟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욱 좋지 않았다. 2012년을 시작으로 2013, 2015, 2016년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14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가을야구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2017년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 16⅔이닝 16실점(15자책)으로 부진하며 반등에 실패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나이에 따른 구위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두산과의 계약이 어긋한 부분도 구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결국 비시즌 준비로 구위 하락에 대한 걱정을 기우로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
'타자 친화적'인 kt위즈파크에 대한 걱정도 있다. 니퍼트는 그동안 홈인 잠실구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잠실구장은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구장과도 비교했을 때 큰 편에 들어가 투수 친화적인 구장을 꼽히고 있다. 최근 2년간 총 58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한 니퍼트는 잠실구장에서 등판한 3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8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수원구장에서는 6경기 평균자책점 4.00으로 다소 좋지 않았다. 구위 하락 우려와 더불어 홈 구장마저 '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바뀌는 만큼, 니퍼트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는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여러가지 물음표가 달려 있지만, kt 임종택 단장은 "2017시즌에도 179⅔이닝을 던지며 14승을 기록했고, 리그 정상급의 경기운영 능력과 탈삼진율 등을 고려할 때, 올 시즌 kt 선발진의 주축으로서 팀 성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니퍼트 역시 "스프링캠프 등 시즌 전까지 훈련에 전념해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내년 시즌 활약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어렵게 새 직장을 구했다. 동시에 6승만을 남겨둔 외국인 선수 최초 100승 고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과연 니퍼트는 기회를 준 kt의 믿음에 응답할 수 있을까. / bellstop@osen.co.kr
[사진] kt wiz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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