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은 골든글러브 결과, 예상 깬 득표자 5인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14 06: 01

2017 프로야구를 마감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났다. 투표 결과를 놓고 항상 말들이 나온다. 의외의 결과를 두고 객관적인 성적을 외면하는 인기투표, 우승 프리미엄 등을 거론한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7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투수 양현종(KIA·323표), 포수 강민호(삼성·211표), 1루수 이대호(롯데·154표), 2루수 안치홍(KIA·140표), 3루수 최정(SK·326표), 유격수 김선빈(KIA·253표), 외야수 손아섭(롯데·224표), 최형우(KIA·215표), 버나디나(KIA·190표) 지명타자 박용택(LG·184표)이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두산, NC, 넥센, 한화, kt 5개팀은 수상자가 없다. 아쉽게 탈락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의외의 득표를 기록한 선수들도 있다. 

# 신인 이정후의 56표
넥센 이정후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신인상을 수상했지만,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에서는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다. 
이정후는 타율 .324(13위), 111득점(3위), 179안타(공동 3위), 2홈런 47타점 12도루 OPS .812를 기록했다. 신인으로서는 대단한 기록인 것은 분명하지만, 리그 전체 외야수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보면 후보에 오른 것으로 만족할 수준이다. 이정후는 유효표 357표 중에서 56표나 받았다. 
리그 대표적인 외야수로 꼽히는 NC 나성범(타율 .347 24홈런 99타점 103득점 17도루 OPS .999)이 66표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득표다. 
# WAR 2위 박건우의 99표
치열한 외야수에서는 손아섭, 최형우, 버나디나 3인이 영광을 차지했다. 누가 받아도 아쉬운 탈락자는 불가피했다. 
타격 2위, 안타-출루율-장타율 6위에다 잠실구장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박건우는 단 99표에 그쳤다. 외야수 최다 득표자인 손아섭(타율 .335 20홈런 25도루 80타점 113득점 OPS .934)과 득표 5위 박건우(타율 .366 20홈런 20도루 78타점 91득점 OPS 1.006)의 성적 차이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주목받고 있는 WAR에서 박건우는 7.03으로 외야수 중 2위, 손아섭의 WAR은 5.72로 5위였다. 하지만 득표 차이는 125표나 된다. 
안타 2위, 타점-출루율-장타율 3위, 홈런 공동 3위, 득점 4위, 타율 7위로 타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른 김재환은 140표로 4위였다. 약물 전력이 있음에도 김재환은 지난해는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약물 배제가 더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3년 연속 2위 김하성의 86표
김선빈과 김하성의 유격수 부문은 성적으로는 접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김선빈이 253표, 김하성은 86표로 압도적인 차이(167표 차이)가 났다. 김선빈도 수상 자격이 충분했으나, 표 차이는 예상 밖이었다.
김선빈은 137경기에서 타율 3할7푼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176안타 5홈런 64타점 4도루 OPS는 .897이었다. 유격수로 1056이닝을 뛰었고 수비율은 .974. 김하성은 141경기에서 타율 3할2리 23홈런 114타점 16도루 OPS .889다. 수비 이닝은 1163이닝으로 내야수 중에서 가장 많았다. 수비율은 .972.
김하성은 유격수로 4번 타자를 겸하며 홈런(23개)과 타점(114개) 도루(16개)에서 다른 후보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타점은 리그 전체 4위. 김하성은 장타율이 .513으로 유격수 중 유일한 5할대다. 순수 장타율에서 김하성은 .211로 김선빈의 .107보다 거의 두 배였다. 
# 지명타자, 이승엽 79표-나지완 78표
지명타자는 박용택이 수상했다. 당초 예상은 성적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KIA 나지완과 접전이 예상됐다. 박용택은 시상식을 앞두고 "처음에는 가능성을 30~40% 예상했으나 최근 기사를 보면서 52% 정도 본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타율 .344(5위) 14홈런 90타점 83득점 출루율 .424(5위) 장타율 .479 OPS .903이었다. 나지완은 타율 .301 27홈런 94타점 85득점 출루율 .405 장타율 .534 OPS .939였다. 
박용택이 184표를 얻어 수상자가 됐고, 눈길을 모은 것은 2~3위 득표였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삼성 이승엽이 79표, 나지완은 78표로 3위였다. 이승엽은 타율 .280 24홈런 87타점 65득점 출루율 .347 장타율 .517 OPS .864를 기록했다. 나지완의 우승 프리미엄은 없었고,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영광이다. 후배들이 수상하길 바란다"고 말한 이승엽의 인기가 더 컸다. 
# 포수 3위 김민식의 54표 
포수 부문은 롯데에서 삼성으로 FA 이적한 강민호의 수상이 유력했다. 포수 수비이닝 등 성적에서 이견이 별로 없었다. 이색적인 득표자는 KIA 김민식(54표)이었다. 김민식은 타율 .222 4홈런 40타점 39득점 도루저지율 .378 수비율 .990이었다.  
두산 양의지(타율 .321 14홈런 67타점 47득점 도루저지율 .321 수비율 .992)는 68표를 받았다. NC 김태군(타율 .265 3홈런 34타점 33득점 도루저지율 .367 수비율 .990)이 16표, LG 유강남(타율 .278 17홈런 66타점 43득점 도루저지율 .280 수비율 .995)이 7표에 그친 것을 보면 김민식의 54표는 우승 프리미엄으로 얻은 표였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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