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 KFA 부회장이 떠올린 23년 전 독일과 클린스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12.06 11: 54

 최영일(51)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이 20년이 더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 독일전을 생생히 떠올리며 2018 러시아 월드컵을 6개월여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최 부회장은 1990년대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며 A매치 55경기에 출전했다.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월드컵도 1994 미국 대회와 1998 프랑스 대회에 두 차례나 참가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 등 강호들과 한 조에 포함돼 16강행의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6일 OSEN과 통화에서 최 부회장은 23년 전 경험했던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을 또렷이 기억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는데 기온이 40도를 웃돌 정도로 엄청 더웠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독일 선수들도 빨리 지치고 많이 못 뛰어서 이점이 있었다."
당시 한국은 스페인(2-2), 볼리비아(0-0)와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독일전 결과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황선홍, 홍명보의 연속골에도 전반에 내준 3골을 만회하지 못하며 2-3으로 석패했다.
최 부회장은 "나와 홍명보 그리고 박정배가 스리백을 이루고 신홍기와 김판근이 사이드 윙백으로 뛰었다"며 "당시 독일 스쿼드는 정말 좋았다. 움직임, 침투, 등지는 플레이 등 한두 수 위였다. 클린스만의 골 중 하나는 기가 막힌 타점과 타이밍의 슈팅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독일은 전반에만 2골을 넣은 클린스만을 비롯해 마테우스, 에펜베르크, 브레메 등 레전드가 즐비했다. 한국은 최 부회장과 홍 전무를 비롯해 김주성, 고정운, 서정원, 황선홍, 최인영(전반), 이운재(후반) 등이 뛰었다. 
최 부회장은 "날씨가 더워 할 만했는데 골을 너무 쉽게 허용해서 졌다. 3골 중 2골 정도는 안줄 수도 있었는데 줬다. 2골을 안 줬으면 16강에 오를 좋은 기회였는데 아쉬웠다"고 했다.
최 부회장은 까마득한 후배들이 독일에 진 빚을 갚아주길 희망했다. "이번에도 독일과 마지막 경기라는 게 긍정적이다. 앞선 2경기서 2승을 하면 최종전엔 베스트 멤버를 안 넣을 확률이 높다. 한국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스웨덴, 멕시코와 1, 2차전에 대해서는 "두 팀을 상대로 1승 1무 정도를 한 뒤 독일을 만나는 게 16강행의 최상의 시나리오다"면서 "북중미인 멕시코는 할 만하다. 힘이 있을 때 스웨덴과 먼저 부딪치고, 멕시코, 독일을 상대하면 된다"고 기대했다.
최 부회장은 16강행의 전제 조건으로 자신감을 강조하며 후배들의 호성적을 기원했다. "미국 월드컵 때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김)주성이 형 정도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많다. 기죽으면 제 기량이 안 나오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기죽지 않으면 해볼 만하다. 월드컵은 유명 선수도 부진하는, 변수가 많은 대회다. 남은 A매치를 통해 조금 더 가다듬으면 좋은 결과도 가능하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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