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연 kt-삼성, 하위권 반격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22 06: 00

하위권에 처져 있던 kt와 삼성이 차례로 반격을 시작했다. 굵직한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 내년 성적표의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2년간 나란히 9위와 10위에 처졌던 삼성과 kt는 이번 FA 시장에서 ‘선공’을 감행했다. kt는 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온 황재균과 지난 13일 4년 총액 88억 원(계약금 44억 원, 연봉 44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삼성도 이른바 ‘뜬금포’를 터뜨렸다. 롯데의 상징인 포수 강민호에 접근한 끝에 21일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40억 원)의 계약서를 확보했다.
kt는 창단 이후 여럿의 외부 FA를 영입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투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서는 지난해 영입하지 못한 황재균을 기어이 손에 넣었다. 2년 연속 9위에 처지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긴 삼성도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강민호는 보상금만 최소 20억 원에 달하는 거물이다. 보상선수도 줘야 한다. 강민호를 위해 4년간 10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은 것과 다름없다.

이번 영입으로 두 팀 모두 유의미한 전력 보강을 이뤘다. 만년 최하위라는 이미지 탈출이 시급한 kt는 공격이 문제였다. 박경수 유한준을 FA로 영입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기초 체력이 약했다. 그러나 황재균을 영입하며 3루를 보강함과 동시에 중심타자도 확보했다. 기존 3루수들을 1루로 돌릴 수도 있어 유기적인 로테이션 체제도 확보했다.
삼성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보강했다. 강민호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다. 부상만 없다면 포수 마스크를 쓰고도 능히 20홈런과 80타점 이상을 보장할 수 있다. 향후 나이가 들어 포수로서의 가치가 떨어져도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어 위험부담이 적다. 여기에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포수이기도 하다. 리빌딩을 꾀하고 있는 삼성 마운드를 도울 적임자다.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는 22일 있을 2차 드래프트에서도 또 한 번의 전력 보강을 기대한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는 예년에 비해 즉시전력감이 많이 풀렸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kt는 전체 1번, 삼성은 전체 2번 지명권을 가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명순서가 이른바 ‘Z’식으로 변경돼 kt와 삼성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여건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유출도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분명히 기회다.
삼성은 올해 3할9푼6리, kt는 3할4푼7리의 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은 5위 SK와의 승차가 18경기, kt는 25.5경기였다. 격차가 컸다. 그러나 전력보강에 성공하면서 내년의 희망을 만들었다. FA 시장에서는 철수한 8위 한화도 한용덕 감독 취임 첫 해라는 분위기 쇄신 요소가 있다. 세 팀이 당장 상위권으로 올라갈 것이라 보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중위권 및 중하위권 순위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은 분명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황재균(왼쪽)-강민호. kt-삼성 구단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