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지원’ 이홍구, SK 포수 구상 좌우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8 09: 00

SK 포수 이홍구(27)가 국군체육부대(상무) 지원을 결정했다. 이홍구의 합격 여부는 SK 포수진의 리빌딩과도 연관이 되어 있는 만큼 구단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붙는다면 최상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구단의 장기 구상도 꼬인다.
상무 지원 마감일인 17일 SK는 6명의 선수들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단연 이홍구다. 팀 내 비중도 그렇고 나이 때문이기도 하다. 이홍구는 올해 만 27세다. 상무와 경찰야구단 지원 자격의 마지막 해다. 다른 선수는 내년에도 기회가 있지만, 이홍구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내년부터는 공익근무요원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이상 일반병으로 복무해야 한다. 구단에서는 이에 대해 "일단 조금 지켜보자"는 분위기지만 현역병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병역 의무 이행은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회피는 있을 수 없다. 다만 선수생활만 놓고 보면 치명타다.

단국대를 졸업한 이홍구는 2013년 KIA의 2라운드 지명(전체 14순위)을 받고 입단했다. 꾸준히 1군에서 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군 문제 해결이 늦었다. 당초 지난해 시즌을 끝낸 뒤 입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백용환이 부상을 당하면서 KIA의 팀 사정상 입대가 1년 늦어졌다. SK는 이홍구를 트레이드할 당시 올해를 마치고 군 입대를 추진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경찰야구단 지원에서 떨어지며 일이 꼬였다. 상무는 더 힘들 수 있다는 게 구단의 우려다. 이홍구는 올해까지 1군에서 322경기에 뛰었다. 올해 상무에 지원할 포수 중 이홍구만한 커리어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 성적이 없다. 확실한 1군 주전도, 그렇다고 2군에 보낼 만한 자원도 아니었기에 양쪽 성적이 모두 빈약하다. 시즌 중간에 당한 손가락 부상도 악재였다.
상무는 지원자들의 선발 권한을 쥔 평가위원회가 따로 있다. 투명한 선발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예전에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선발할 때와는 달리, 평가위원회는 상대적으로 해당연도 성적을 많이 본다는 게 각 구단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 성적이 빈약한 이홍구로서는 불리하다. 경찰야구단에 먼저 지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는 주전포수인 이재원이 내년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만약 이재원이 떠나면 2019년은 베테랑 이성우와 내년 제대할 이현석으로 포수진을 꾸려야 한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이홍구의 군 입대는 2020년 이후를 본 중요한 절차였다. 이재원이 남아도 이홍구와 번갈아가며 포수를 볼 수 있어 체력 안배가 된다.
그러나 이홍구의 입대가 1년 밀리면 사실상 2021년에야 복귀하게 된다. 지금은 현역병 지원도 밀려 있어 당장 채비를 갖춘다고 해도 입대 준비에만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경기에도 못 뛰는 신분으로 2년을 보내야 한다.
다만 상무에 합격하면 SK는 전화위복이다. 올해 경찰야구단에는 NC 주전 포수 김태군이 지원해 합격했다. 이홍구가 출전 기회를 얻기 쉽지 않았다. 여기에 이홍구가 들어가면 현재 경찰야구단에서 복무를 하고 있는 SK 차세대 포수 이현석의 기회까지 줄어들어 이리저리 꼬이는 게 있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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