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얼마?” 황재균 보는 SK의 복잡한 시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14 12: 50

황재균(30·kt)이 사실상 역대 3루수 최고 대우를 받으며 kt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 기록은 1년 뒤 곧바로 깨질 가능성이 높다. 최정(30·SK) 때문이다. 황재균이 예상대로 거액을 받으며 이적한 터라 소속팀 SK의 고민도 커졌다.
kt는 13일 소문이 무성했던 황재균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4년 총액 88억 원의 대우다. 이는 2014년 시즌 뒤 SK에 잔류했던 최정(당시 4년 총액 86억 원), 그리고 2015년 시즌 뒤 NC로 이적했던 박석민(4년 총액 옵션 포함 96억 원)의 사이에 있다. 그러나 박석민의 경우는 옵션이 10억 원 끼어 있었다. 보장 금액만 놓고 보면 황재균이 가장 높다.
황재균은 좋은 3루수다. KBO 리그 통산 1184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 115홈런, 59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맺어 MLB 무대를 밟기도 했다. 미국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유턴을 선언한 뒤 예상대로 거액 계약을 따냈다. 일각에서는 “올해 MLB로 가 손해를 봤던 금전적 부분까지 모두 만회한 계약”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거품 논란, 여기에 축소 발표 논란까지 있지만 어쨌든 공식 발표는 4년 88억 원이다. 이는 1년 뒤 FA 자격을 얻을 최정의 협상 기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황재균이 뛰어난 3루수이기는 하지만, 전체 커리어는 최정이 더 좋다. 최정은 통산 1392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 271홈런, 911타점을 기록했다. 모든 타격 지표에서 황재균에 앞선다. 2년 연속 리그 홈런왕이기도 했다. 전성기가 이제 열린다는 평가도 있다.
최정은 당시 최고액이었던 4년 86억 원의 계약이 내년으로 끝난다. 국가대표팀 보상일수가 있어 내년에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무난히 FA 자격을 취득한다. 논란은 “황재균이 88억 원이면, 최정은 얼마를 줘야 하나”라는 것이다. 황재균의 계약을 본 최정의 눈높이는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이 유력해 보인다.
SK는 최정의 상징성을 고려해 이른바 ‘풀베팅’을 한다는 생각이다. 최정이 황재균보다 더 뛰어난 선수고, 더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은 SK도 공히 인정한다. 최정도 SK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다. 같은 조건이면 당연히 잔류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최정은 보상금만 최소 24억 원에 이르는 등 몸집이 크다. 섣불리 나설 팀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황재균 계약으로 최정의 기본 협상 단위가 커질 것은 확실시된다.
더 큰 문제는 황재균의 계약이 축소발표일 경우다. 벌써 야구계에서는 “황재균이 90억대 후반의 대우를 받았다”는 확신에 찬 정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선수들은 이런 정보 공유에 능하다. 이면 기준을 계약의 조건으로 삼는다. 이 경우 최정의 몸값은 100억 원을 훌쩍 넘어갈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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