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kt가 당긴 방아쇠, FA 쩐의 전쟁에 불 지필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4 06: 38

개장 5일 만에 대형 계약이 터져나왔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빠르기다. kt가 황재균을 품에 안으며 방아쇠를 당긴 상황. 후속 주자들의 계약 소식은 언제쯤 들려올까.
kt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FA 황재균과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계약금과 4년간 연봉 총액 모두 44억 원, 총액 88억 원의 투자다. kt 창단 이후 FA 투자 최고액이다. 3루수로 범위를 좁혀도 박석민(NC, 4년 96억 원)에 이어 역대 2위. 최정(SK, 4년 86억 원)보다 높은 값어치다.
올해 FA 2호 계약자다. 올해 FA 대상자 중 권리 행사를 신청한 이는 총 18명. KBO는 지난 7일 이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원 소속팀 포함 나머지 구단들과 8일부터 자유로운 계약이 가능했다. 1호 계약은 첫날 나왔다. 주인공은 문규현(롯데). 문규현은 8일, 2+1년 총액 10억 원에 원 소속팀 롯데와 사인했다.

물론 10억 원은 큰 돈이지만, 오를 대로 오른 FA 시장 사정에서는 잔잔한 수준이었다. 이후 4일의 침묵이 이어졌고 개장 5일째 되는 날 kt와 황재균의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빅 네임'으로 분류됐던 이들 가운데 첫 계약이다. 이제 쩐의 전쟁의 서막이 본격적으로 오른 것일까. 여전히 의견은 분분하다.
▲ '눈치 싸움 끝났다' 대형 계약 이어지나?
kt의 발표로 '폭탄 돌리기'가 끝났다는 시선이 제기된다. KBO리그 FA 시장에는 2015년까지 우선 협상제도가 있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공시되면 그때부터 일주일간 원 소속팀만 협상이 가능했다. 때문에 우선 협상기간 종료 직후 계약이 발표되는 진풍경도 있었다. 지난해 우선 협상기간이 폐지됐으나 첫 계약자(두산 김재호, 4년 50억 원)는 개장 5일 만에 나왔다.
우선 협상기간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매년 눈치 싸움은 존재했다. 거물급 FA 영입의 경우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해마다 천정부지로 몸값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만큼 공격적인 투자로 선수를 데려왔다'고 자랑하면 '오버페이다'라며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기 쉽다. 선수들도 협상 테이블에서 앞선 계약자들의 금액을 두고 '기준점'을 내밀 수 있다.
때문에 협상을 완료해놓고도 발표를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kt가 황재균을 데려오며 신호탄을 쏜 상황. 이제 본격적인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 '포지션 중첩으로 연쇄 이동 가능성' 시장 정리는 아직?
올해 FA 시장에는 유독 외야수가 많이 풀렸다. '최대어' 손아섭을 비롯해 민병헌, 정의윤 등이 시장의 구미를 당긴다. 거기에 국내 유턴 가능성이 있는 김현수까지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원 소속팀들은 손아섭과 민병헌, 정의윤을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손아섭과 민병헌은 외부에서도 침을 흘리고 있다. 특히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일찌감치 '외야 FA' 쪽에 포커스를 맞춘 LG가 '큰 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LG는 과거부터 '쓸 때는 쓰는' 화끈함을 선보인 바 있다. 손아섭과 민병헌 중 한 명만 잡아도 올 스토브리그는 성공으로 평가할 만하다.
손아섭의 원 소속팀 롯데는 그에게 적극 구애가 가능하다. 반면, 민병헌의 원 소속팀 두산은 쉽지 않다. 김현수의 동향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확실히 국내 복귀를 선언한다면 두산으로서도 행보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하지만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희망을 놓치 않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메이저리그 시장 상황이 얼추 마무리된 뒤에야 두산의 행보가 결정된다. 두산으로서는 이 시점까지 민병헌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기를 바라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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